‘괴물’ 이재명-박지현-이준석의 몰염치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7-04 12: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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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불출마' 압박 속에도 안규백 전당준비위원장과 비공개 회동하는 등 당권 욕심을 버리지 못한 이재명 의원과 당 대표에 출마하려다가 좌절된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궤변이 가관이다.


사실 이재명과 박지현은 누가 뭐래도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에 큰 책임이 있다.


따라서 고개 숙이고 겸허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게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다.


그런데 이재명은 “당 대표를 맡아 당 개혁에 나서는 것으로 그 책임을 지겠다”라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는다. 책임이 있어 당분간이라도 물러나겠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그의 뻔뻔함은 죽어도 죽지 않는 좀비를 닮았다.


박지현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방선거 당시 윤호중 의원과 공동비대위원장을 민주당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그리고 이재명과 특히 서울시장 후보 송영길의 공천에 상당한 역할을 했고, 그로 인해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그런데도 물러나지 않고 되레 당 대표 출마 운운하면서 “5대 당 혁신안 추진으로 책임을 지겠다”라는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았다.


더구나 그는 피선권이 있는 권리당원도 아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출마 요건인 '당권 가입 6개월'을 충족시키지 못했는데도, 당헌 6조에 나온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라는 단서조항의 적용을 당에 요구했다. 한마디로 특혜를 달라는 것이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이를 일축함에 따라 박지현은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게 됐지만, 당권을 향한 그의 모습 역시 흡사 ‘괴물’을 닮았다는 느낌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재명이다.


그가 출하면 당은 계파 갈등의 깊은 늪에 빠져 헤어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이재명이 당 대표가 되면 당이 쪼개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박지현은 “이재명 의원께서 당 대표가 되신다면 우리 당내 계파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리 당 의원님들도 많이 말씀하고 있고, 분당의 우려도 있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이시고 있는데 그에 대해서 저도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당 대표 출마 뜻을 밝힌 3선 김민석 의원과 4선 의원을 지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분당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물론 분당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 안철수나 박지원 같은, 대권 주자거나 지역 대표성을 띤 인사가 깃발을 든다면 몰라도 지금의 민주당 내에는 그럴만한 사람이 없다. 분당의 깃발 든 사람을 따라 나가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야만 분당이 현실화할 것인데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재명이 잇단 불출마 압력과 분당 경고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이유다.


하지만 이재명이 당 대표가 되고, 다음 총선까지 1년 9개월여 동안 민주당 지지율이 계속 침체를 면치 못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즉 ‘이대로 가면 2024년 총선에서 필패’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가능성이 상당히 큰 편이다.


이미 검·경은 대장동 및 백현동 사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법인카드 논란 등 이재명을 향한 수사를 본격화한 상태다.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을 향한 추가 압수수색이 펼쳐지거나 수사 진행 상황이 흘러나온다면, 민주당은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5% 안팎의 격차로 승패가 갈리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민주당 후보들이 그로 인해 줄줄이 낙선의 고배를 마시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예측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따라서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면서 분당의 깃발을 드는 사람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에게 조금이라도 당을 위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면 불출마를 선언해야 옳다. 그런데도 당 대표가 되는 게 책임지는 자세라는 궤변으로 당권 장악에 나선다면 그는 사실상 죽은 존재인 ‘좀비’와 다르지 않다. 그냥 욕심에 반응하는 ‘괴물’일 뿐이다.


성 비위 의혹과 증거인멸 교사혐의에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당 대표에게 윤리위 해체 권한이 있다”라며 고개를 뻣뻣하게 쳐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박지현 이준석은 참 몰염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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