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용서하면 안 된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1-09 12: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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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9일 악의적인 가짜뉴스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방침을 밝혔다.


장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에서 "악마의 편집을 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맞다. 악의적으로 영상의 일부를 편집하고 방송하는 것은 ‘반쪽짜리 진실’이 아니라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로 마땅히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체 장동혁 사무총장은 왜 이처럼 불같이 화를 낸 것일까?


전날 친민주당 성향 정치 유튜브 채널 ‘정치쉽단’에는 <한동훈, ‘아동 학대’ 현장을 즐겼다>라는 제목으로 1분 34초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4일 청주 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한 위원장과 한 어린이가 기념사진을 찍는 순간 3~4초가량을 편집한 영상이다.


영상을 보면 한 위원장이 어린이와 사진을 찍는 도중 옆에 있던 인물이 ‘한동훈 위원장님은 저의 큰 희망입니다. 한동훈 위원장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재명처럼 되고 싶지 않습니다. 공부 잘하는 초딩의 맹세입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두 사람 사이에 밀어 넣는 게 보인다.


이 영상만 보면 옆 사람이 어린이에게 억지로 팻말을 들게 만든 것이란 의심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 유튜버는 이 장면을 해설하면서 “이 피켓을 아이가 직접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켓을 들이민 사람의 행위는 아동 학대이고, 한동훈은 이 상황을 문제의식 없이 즐겼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는 진실이 아니다.


당시 전후 맥락이 담긴 ‘풀 영상’을 보면 실제 상황은 편집본과는 정반대다.


같은 날 유튜버 ‘김사랑 시인’이 찍어 올린 영상을 보면, 문제의 피켓은 처음부터 아이가 들고 나타났다. 아이가 한 위원장 근처에 앉았으나,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한 한 위원장 대신 그 옆에 배석한 사람이 팻말을 건네받아 한 위원장에게 전달하며 사진 촬영을 권한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문구를 확인하더니, 해당 팻말을 자기 허벅지 위에 올려 글이 보이지 않게 한 후 아이에게서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뒤 그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했다.


이때 옆 사람이 팻말을 도로 들어서 두 사람 사이에 밀어 넣은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한동훈 위원장은 그 어린이가 가져온 팻말을 보고 다른 손으로 팻말을 뺏어 보이지 않게 처리한 다음 셀카를 찍으려 한 것이 명백하다.


그런 한동훈 위원장의 모습은 비난받을 게 아니라 오히려 칭찬을 받을 일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돈벌이를 위해 이런 진실을 은폐하고, 의도적으로 앞뒤를 잘라 ‘악마적 편집’을 하고 심지어 보호해야 할 어인 아이의 얼굴까지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내보낸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시청자들을 끌어모아야 돈벌이가 되기에 어린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그것도 가짜뉴스로 돈벌이에 나선 범죄행위는 엄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히 그런 가짜뉴스를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고 대대적으로 유포한 ‘딴지일보’와 ‘클리앙’, ‘에펨코리아’, ‘디시인사이드’, ‘뽐뿌’, ‘잇싸’ 등의 관련 글 게시자들 역시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유튜브가 그동안은 방송법상의 방송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책임하게 가짜뉴스를 유포해 왔고, 그에 따른 처벌도 받지 않았으나 이래선 안 된다.


이들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고발함이 옳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이들을 선처해선 안 된다.


누구든 자신의 범죄행위에는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장동혁 사무총장이 불같이 화를 낸 것은 그런 연유다.


국민의힘은 가짜뉴스에 대해 화를 내는 데서 그칠 게 아니라 엄히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를 밟으시라. 그게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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