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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김건희 특검법’ 추진을 두고 15일 “노이즈마케팅이고 정치쇼”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특검법은) 현실성이 없는 경로라는 것을 민주당도 잘 알고 있다”라며 이렇게 지적했다.
조 의원의 말대로 ‘김건희 특검’은 정말 현실성이 없는 것일까?
그렇다.
우선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로 넘어가려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이어서 통과가 어렵다. 패스트트랙 처리 방법이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캐스팅보터'인 조정훈 의원의 협조가 필요한데 조 의원은 특검법 반대 의견을 명확히 밝혔다. 이마저도 어렵게 된 것이다.
설사 법사위와 본회의 문턱을 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특검 시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거부권 행사로 특검법이 국회로 되돌아오면 본회의 참석인원 2/3(재원인원 기준 200명)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여당에서 대규모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한 통과가 불가능하다.
민주당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실제로 특검법은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은 당내에서도 나온다. 더구나 정권 초기부터 무리하게 특검을 추진하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런 이유로 애초 당내에선 김건희 특검 주장에 힘이 실리지 않았었다.
이런 분위기를 뒤집은 게 바로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대표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13일 원내대표단 비공개 만찬 자리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좌고우면하기보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에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부응해야 한다"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의원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좌고우면하지 말고 김건희 특별법을 밀어붙이라는 것이다.
그러자 민주당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은 그날 최고위 회의 직후 곧바로 첫 회의를 열고 김 여사에 대한 규탄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왜 불가능한 걸 알면서도 ‘김건희 특검’을 밀어붙이는 것일까?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온갖 의혹들에 대해 새로운 증거들이 잇따라 나오는 상황에서 국민의 시선을 김건희 여사에게 쏠리도록 하기 위함이다. 즉 대선 과정 때부터 각종 의혹이 제기돼 윤석열 대통령의 '약한 고리'로 지목된 김 여사를 공격하는 것으로 이재명 대표를 방어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말이다.
이런 민주당의 전략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추석연휴 기간(9~11일) 검색어 '김건희'의 평균 검색량은 73.3으로 '이재명(38.3)'의 두 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 직전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하며 이목이 쏠렸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김 여사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진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김 여사에게 특검을 요구하는 혐의들은 이미 대선정국부터 국민이 알고 있던 것이다. 이를 알고도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했다는 것은 김건희 여사의 의혹보다도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의혹이 더 심각한 때문이었다. 김건희 특검 카드로는 이재명을 지키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막무가내다. 심지어 고민정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행태까지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8일부터 5박 7일간 영국·미국·캐나다 순방길에 오른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뒤 미국 뉴욕으로 이동해 20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후 캐나다를 방문해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다. 거기에 김건희 여사가 동행한다.
이에 고민정 최고위원은 “(해외 순방에) 꽤 많은 예산이 소모된다”라며 “왜 (김건희 여사가) 꼭 같이 가야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황당하다. 대통령 해외 순방의 관례가 부인 동반이며 같이 방문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걸 정녕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비호감도가 높다는 점을 악용한 공세인가. 그렇다면 사악한 것이다.
오죽하면 진보 성향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싫든 좋든 김 여사는 이 나라의 영부인”이라며 “비판을 넘어 혐오로 보인다”고 지적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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