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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이 충남 서천 화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단 봉합됐다.
그러면 된 것이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그런 갈등이 불거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일부 멍청한 친윤계 의원들이 김경률 비대위원의 사퇴를 수습책으로 제시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지금 김경률 비대위원을 대체할만한 인물을 찾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확장성 있는 인물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선거는 우리끼리 결집하는 게 아니다. 보수 결집 전략은 하책 중의 하책이다.
중립지대에 있는 유권자들을 하나라도 더 끌어들이는 쪽이 승리한다. 중도 확장 전략은 그래서 필요하다. 특히 상대 쪽 진영에 있는 사람을 우리 쪽으로 끌어올 수만 있다면 그런 전략이야말로 상책 중의 상책일 것이다.
김경률 비대위원은 바로 그런 인물이다.
사실 김경률 비대위원은 지난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한 일등공신이다.
조국 사태 때부터 진보 진영 내에서 가장 용기 있게 목소리로 그 견고하던 진영에 균열을 낸 사람이 바로 그다.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도 가장 먼저, 그리고 집요하게 공론화했었던 그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그와 단독으로 만찬을 한 것은 그런 연유다.
더구나 그런 인재가 국민의힘 텃밭인 ‘양지’에 출마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험지’인 마포을에 출마하겠다고 스스로 손들고 나서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마포을은 18대 총선부터 네 번 연속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이 승리해왔다. 현재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험지 중에서도 험지로 꼽힌다. 중진 하태경 의원도 이 지역에 출마할 것처럼 하다가 종로로 방향을 틀 정도다.
그런데도 일부 친윤계 의원들은 김경률 비대위원의 거취 문제를 거론하고 있으니 얼마나 미련한 사람들인가.
실제로 친윤계 의원들은 김경률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공식 발표하면서 비대위원직을 내려놓는 방식을 수습책으로 제기하고 있다고 들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의 균열이 생긴 시발점이 김 비대위원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말 가관이다.
솔직하게 말해볼까?
윤-한 균열의 시발점은 김경률 비대위원이 아니라 그런 갈등을 부채질하고 부추기는 것으로 ‘완장’의 위엄을 보이려 한 바로 당신들 아닌가. 이런 걸 두고 ‘완장 질’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비대위원들 중에서 김경률 위원 외에 박은식-구자룡 비대위원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특히 박은식 비대위원은 여당 약세 지역인 광주 동남을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고향에서 출마해 보수 정당의 진정성을 보여주면서, 떨어지더라도 화끈하게 도전하겠다”라고 했다.
양지도 아니고 험지 중에도 최고의 험지에 도전하는 비대위원을 물러나라고 하는 게 도의적으로 맞는 일인가.
특히 총선에 출마하는 비대위원들을 전부 사퇴하게 한다면 3명이 모두 물러나야 한다. 그러면 한동훈 비대위를 다시 꾸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친윤계 의원들의 ‘김경률 흔들기’는 사실상 ‘한동훈 체제 흔들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어쩌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몰아내기 위한 자신들의 쿠데타가 실패한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못난이들의 헛발질이 ‘김경률 흔들기’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역겹다는 것이다. 이제는 부디 자중하시라.
‘친윤’이라는 무게에 어울리지도 않는 완장을 벗어 던지고 오히려 김경률 비대위원의 쓴소리를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쓴소리를 내는 그가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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