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아니라 윤상현이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2-07 12: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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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유력후보인 김기현 안철수와 함께 천하람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나머지 한 사람, 즉 천하람 후보를 견제할 제3의 후보로 누가 예비경선을 통과하는 게 바람직하냐. 황교안이냐, 윤상현이냐.”


이에 대한 내 대답은 한결같이 “윤상현”이다.


천하람 후보가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든 목적은 당선이 아니다.


책임당원들 가운데 그가 당선될 것이라고 믿는 당원은 1%도 안 될 것이다. 과대망상증 환자가 아닌 이상 천하람 후보 자신도 당선될 것이라는 헛된 꿈을 꾸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수천만 원의 기탁금까지 내가면서 출마한 목적은 무엇일까?


당 대표 출마자의 경우 예비경선 4000만 원, 이후 본경선에 오르면 5000만 원으로 총 9000만 원의 결코, 적지 않은 기탁금을 내야 한다.


당선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처럼 많은 돈을 내면서 출마를 강행한 것은 다른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뭘까?


주류에 의해 밀려나 사실상 정치 생명을 다한 유승민-이준석 패거리들에게 부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유력한 당 대표 후보를 흠집 내고, 그로 인해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국민의힘이 타격을 입어 내년 총선에서 패배하면, 비주류인 자신들에게 기회가 온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총선이나 대선에서 패배하면, 비주류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마련이다. 이준석이 당 대표에 선출된 것 역시 총선에서 완패했기 때문이었다.


그걸 목적으로 하기에 천하람 후보는 본경선에서 선두 주자인 김기현-안철수 후보를 향해 개처럼 물어뜯는 역할에만 전념할 것이다. 그러면 누가 당선되더라도 상처투성이 당 대표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를 견제하고 저지할 제3의 후보가 필요하다.


그런데 황교안 후보는 그럴 자격이 없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유승민의 새로운보수당과 통합해서는 안 된다는 당내 다수의 목소리를 일축하고, 그들과 통합하면서 너무 많은 지분을 내줬다. 그로 인해 경쟁력 없는 유승민 계 인사들이 수도권에서 다수가 공천을 받았고, 물론 대부분 낙선했고, 김웅과 하태경 의원 등 여당 텃밭인 서울 강남과 영남권인 부산에서 공천받은 사람들은 생존했다.


그런 엉터리 공천 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압승을 거두었고, 위성 정당까지 합해 300석 가운데 무려 180석을 차지하는 거대한 정당이 탄생한 것이다. 그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려고 터무니없는 부정선거론을 들고 나왔다. 선거 패배 원인이 자신의 무능 탓이 아니라 부정선거 탓이라는 거다. 하지만 근거는 없었다. 사법부의 판단 역시 부정선거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부정선거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의 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그런 부정선거를 눈감아 준다는 말인가. 이는 윤석열 대통령을 모욕하는 것으로 윤 대통령을 깎아내기 위해 혈안인 유승민 계보다 더 나쁘다.


사실 황교안 후보는 이번 전대에 출마해선 안 되는 총선 패배의 원흉이다. 자신의 리더십 부족으로 그는 지역구에서조차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반면 윤상현 후보는 접전지 수도권, 그것도 민주당 세가 강한 인천에서 4번이나 당선된 저력이 있는 정치인이다. 0선의 황교안과는 비교조차 안 되는 4선 관록의 정치인이다.


특히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국정 지지율이 상승했다. 특히 친박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지역에서 무려 10%대로 껑충 뛰어올라 그 지역에선 긍정평가가 50%대로 부정평가보다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아마도 박근혜 전 대통령 생일을 맞아 윤 대통령이 선물을 전달했다는 보도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한때 ‘친박’으로 낙인찍혀 공천조차 받지 못했던 윤상현 후보야말로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가교역할을 할 적임자다.


그가 예비경선에서 통과해야만 천하람 후보의 분탕질을 견제하고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있는 당원들, 윤석열 정부의 선공을 바라는 당원들, 특히 유승민-이준석 패거리들의 준동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원들이 황교안이 아니라 윤상현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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