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서울 강동구의회에 620만원 상당의 현금이 담긴 종이상자를 두고 홀연히 사라진 ‘얼굴 없는 기부 천사’의 선행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7일 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2일 낮 12시께 60대로 추정되는 중년 여성이 강동구의회 1층 로비로 들어왔고, 여성은 안내데스크에 종이상자를 올려놓고는 아무 말 없이 밖으로 나갔다. 상자 안에는 5만 원권 지폐뭉치와 손 편지가 들어 있었는데, 지폐는 5만원권 124장으로 현금 620만원으로 집계됐다.
편지에는 “숨통을 조이는 더운 여름, 재해재난으로 마음이 아픈 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했다”고 적혀 있었으며, 얼마 전 장마로 인해 수해를 입은 전라북도 지역을 언급하며 “재난의 아픔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이 작은 알갱이가 그들의 치유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적혀 있었다.
구의회는 익명의 기부금을 강동구청 복지정책과로 전달했으며, 복지정책과에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진행하는 ‘2024년 호우 피해 지원 특별모금’에 기탁해 수해 이웃에게 소중한 기부금이 전달되도록 할 예정이다.
조동탁 의장은 “기나긴 장마 끝에 폭염까지 더해져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수해 지역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헤아려 주신 기부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조 의장은 “다른 곳도 아닌 구의회에 기부금을 놓고 가신 것을 보고 구의회와 구의원의 존재 이유와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면서 “기부자님 바람처럼 구민에게 힘을 북돋아 줄 수 있는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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