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응급 환자 지키는 의료진 '부역자 조롱'에 뿔났다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9-10 13: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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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 불법행위, 엄중 처벌하겠다"
추경호 "집단사직 불참 의료진 겁박행태, 용납해선 안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의료대란으로 추석 연휴 응급 의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응급실에서 환자를 지키는 의사들의 실명을 담아 악의적으로 조롱하는 블랙리스트 사이트가 등장해 공분을 사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료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을 조리돌림하고 겁박하는 행태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부의 엄중한 대처를 주문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집단 사직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진 신상을 ('감사'를 빙자해)악의적으로 공개한 블랙리스트가 일반인 접근이 가능한 웹페이지에 올라 재유포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응급실에 파견된 의사를 모욕하고 진료를 방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의료계에서도 조속히 함께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부도 문제의 커뮤니티를 수사의뢰 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정윤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가 진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사기와 근로 의욕을 꺾고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 성실히 근무하는 의사들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협조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날 응급의료 등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일부 군의관은 이런 사건으로 말미암아 대인기피증까지 겪으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감사한 의사 명단’ 커뮤니티에 ‘응급실 부역’ 제목으로 각 병원별 응급실 근무자 등 100여명의 실명이 게시돼 논란이 됐다.


의료 현장에 있는 의사 정보를 매주 업데이트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해당 사이트는 이전에도 복귀 전공의 명단을 공개한 전력이 있다. 최근에는 전공의 공백을 메우는 군의관, 전임의, 교수들로까지 표적을 확대해 휴대전화 번호나 가족ㆍ연인 신상정보 등을 공개하고, ‘불륜이 의심된다’, ‘싸이코 성향’ 등의 악의적 표현도 서슴지 않아 도마 위에 올랐다.


한편 경찰이 대한의사협회 전ㆍ현직 간부들의 집단 사직 교사 혐의를 수사 중인 가운데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김은식(세브란스병원)ㆍ한성존(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는 “(집단 사직은)개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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