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국민의힘 동반 상승기류에 野, 위기 의식 발동됐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2-11 13: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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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놓고 ‘네 탓 공방’ 벌이더니 이재명 돌연 “내 책임”
최재성 “계엄 이후 보수층 결집하는 현실 목도하고 있지않냐”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사사건건 ’네 탓 공방‘을 벌이며 맞붙던 더불어민주당 친명계와 비명계가 돌연 '내 탓 모드’로 선회한 배경을 두고 탄핵국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11일 당내 계파 갈등의 중심 화두로 부상한 대선 패배 원인과 관련해 ”제일 큰 책임은 제게 있다"면서 "(과거 이력들에서 흠잡을 데가 많은 저의)부족함이 (지난 대선 패배에)영향을 미쳤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김어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이 대표는 자신을 겨냥한 당내 잠룡들 비판에 대해 “다양성이 죽으면 당이 아니다. 당연히 불만을 말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우리가 이길 수만 있다면 다 줄 수도 있다"면서 "그분들에게 가능한 역할이 무엇인지 찾아서 만들어 드리고, 경쟁을 해야 시너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전날 공개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에 대한 화답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해당 인터뷰에서 ‘재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했다’는 지적에 대해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는 것에 대해 내가 제일 큰 책임이 있고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후회가 된다”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정부 정무수석 출신인 최재성 전 의원은 “통합을 위해서는 통합을 저해했던 데 대해 이 대표가 유감 표명을 하는 게 필요하다”며 “계엄 발생 후로 (보수 결집이 현실화되고 있는)양당의 지지율 변화를 다 목도하고 있쟎냐,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한 최 전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비호감, 반감 이런 것들이 작동하고 있다고 보여진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그는 “총선 전부터 분열 현상들이 있었는데 이 대표의 체포 동의안에 찬성하거나 물러나라고 흔든 것들은 잘못됐다고 본다”면서도 “어떻든 총선을 거치면서 일극체제라고 얘기할 정도로 이재명의 민주당이 된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책이 필요하다”며 “손을 내밀어 탈당한 사람들이 돌아오게 하거나 안에서 마음이 떠난 사람들을 다독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강성 친명계 때문에)탈당한 사람 중에서도 안 돌아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그렇게 대표가 통합하자고 일종의 대사면 조치 등의 노력을 하면 이 대표와 민주당에 나쁠 것이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선은 계엄과 탄핵을 거치면서 이미 51대49 (박빙)게임이 됐다”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 통합하자는 얘기를 내부총질이라고 분열이라고 몰매 놓듯 해버리는 건 착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최 전 의원은 최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민주당 정치인을 놓고 ‘배은망덕하다’, ‘책 읽어라’, ‘지도자 행세하지 말아라’, ‘다른 직업 찾아라’ 등으로 조롱하면서 이 대표에 대해서는 지지 정도가 아니라 거의 영웅시하면서 복명을 하지 않았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잠재적 대선주자 자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얘기로 들리지만 이렇게 적의에 가득 찬 언어 구사는 도움이 안된다”며 “(유 전 이사장 발언은)영향력은 있지만 최근 들어 정치권 최악의 언어”라고 혹평했다.


최 전 의원은 ‘이 대표를 지나치게 공격하는 것은 망하는 길이라는 취지였다‘는 진행자 변론에는 “그래서 제가 국민의힘보다 (더 한)입틀막이라고 얘기를 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탄핵 찬반 등 다양한 스탠스가 있는데 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비판하지 못하고 지적하지 못하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주장의 신뢰성이 흔들리거나 확장성이 확보되지 못하면 정권교체 못하는 것”이라며 “그리고 지금 그런 지표가 나왔잖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최 전 의원은 전날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윤석열, 이재명 동반 청산이 시대 정신”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무책임한 얘기”라며 “정치적으로 본인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했던 얘기겠지만 설득력이 있거나 현실적이지 않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파 갈등 봉합 노력은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선 경선 국면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룬 비명계가 이 대표와 맞대결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결국 내재된 양측의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 대표 체제를 겨냥한 당내 비명계 인사들의 비판이 줄을 잇는 모양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 간담회에서 "다양성 존중이 안 되는 획일적인 원팀은 힘이 없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의원도 "망하는 길로 가는 민주당의 모습은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됐다"며 "입틀막 현상이 우리 당 안에서도 벌어진 건 이미 오래 전"이라고 지적했다.


박용진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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