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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오지심(羞惡之心·자기의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옳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이 사라진 뻔뻔함이 판치는 사회가 됐다."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피의자 신분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비판이다.
홍준표 시장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은 범죄로 감옥 갔다 오면 파렴치범도 민주화 운동을 한 인사로 행세한다"라며 이같이 꼬집었다.
앞서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복역한 김경수 전 지사는 전날 신년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야권에서는 김 전 지사가 복권 없이 사면되자 "김경수 개인에 대한 모욕을 넘어 노무현 가문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홍 시장은 "성도 다르고 양자로 간 일도 없는데 적자라고 하고 또 한술 더 떠서 남의 가문의 후손 행세를 하기도 한다"라고 꼬집었다.
또 이재명 대표가 같은 날 특별사면된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관련해 "MB는 왜 갑자기 나오는 것이냐"라며 정부와 이 전 대통령을 비판한 것에 대해선 "곧 감옥 가야 할 사람이 사면받은 사람을 비판하기도 한다. 저러다가 자기가 들어가면 무슨 말 하려고 저렇게 하나. 세상이 이상해졌다"라고 했다.
가히 촌철살인(寸鐵殺人)이다.
김경수 전 지사는 교도소 정문을 나서면서 "이번 사면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은 셈"이라며 “원치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방법이 전혀 없었다”라고 했다.
자신이 지은 파렴치한 범죄에 대한 반성의 기미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되레 독립운동하다 감옥에 가기라도 한 것처럼 행세하니 가관이다.
드루킹 사건이라는 게 뭔가.
김동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당원 3인과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경수가 2014년에서 2018년 4월 사이에 킹크랩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네이버 등의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와 인터넷 기사에 당시 19대 대선에 출마한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댓글 및 추천, 검색어 등을 작업하고 타 후보 비방 등 여론조작을 벌인 추악한 사건이다.
드루킹 일당은 대선 이후 대가로 김경수 의원 등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청탁하였으나 거절당하자 반대로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였고,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추미애가 댓글 조작 현황을 경찰에 고발하여 체포됨으로써 정황이 드러났다.
결국, 김경수는 한때 대권 주자로도 거론되었으나 징역 2년의 형량을 확정받아 경남도지사직을 상실하고 구속, 수감 됐다. 그가 당당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저 댓글이나 조작하던 파렴치범일 뿐이다.
홍 시장이 "요즘은 범죄로 감옥 갔다 오면 파렴치범도 민주화 운동을 한 인사로 행세한다"라고 꼬집은 것은 그런 연유다.
이재명 대표는 더욱 가관이다.
지금 이재명 대표를 향한 범죄 의혹은 한 두 개가 아니다.
검찰은 지난 9월 8일 대선후보 시절 대장동·백현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이재명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대장동 의혹과 위례 신도시 개발 의혹 등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때 추진한 주요 사업들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검찰은 이 대표가 2018년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사 수임료 20억원을 쌍방울그룹 전환사채(CB) 등을 통해 대신 냈다는 의혹과 연계해 이 대표와 쌍방울그룹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은 백현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두산, 네이버 등 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유치하고서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도 수사 중이다. 어느 하나 가벼운 범죄혐의가 아니다.
홍 시장이 이 대표를 겨냥해 “곧 감옥 가야 할 사람이 사면받은 사람을 비판하기도 한다”라고 꼬집은 것은 이런 이유다.
어쩌면 이재명과 김경수라는 이름은 ‘뻔뻔한 정치인’의 대명사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수오지심(羞惡之心)을 모르는 정치인의 말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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