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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 ‘탈당 행렬’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먼저 민주당에선 전·현직 국회의원들에 이어 16일에는 정당의 미래세대인 청년당원들까지 탈당대열에 합류했다.
신정현 전 경기도의회 의원 등 민주당 청년당원 1000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떠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에는 신경민 최운열 전 의원이 민주당을 나갔다. 최성 전 고양시장, 장덕천 전 부천시장, 이근규 전 제천시장 등 전직 기초자치단체장 3명도 따라나섰다.
이석현 전 의원, 비명계 의원 3인방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 이낙연 전 대표에 이은 연쇄 탈당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연말 연초 탈당 국면에서 민주당을 박차고 나간 굵직한 인사만 벌써 10명인데, 여기에 청년당원 1000명까지 가세하고 나선 것이다.
대체 이들은 왜 제1 야당의 울타리 내에 안주하지 않고 찬바람이 부는 벌판으로 뛰쳐나가는 것일까?
청년당원들은 민주당이 극렬 팬덤에 기댄 이재명 대표의 사당이 돼버린 것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른바 ‘이재명의 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은 돈 봉투와 성 비위 같은 당내 부패와 비리가 터져도 반성과 성찰은 없고 기득권만 지키는 정당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도덕성이 마비된 정당이 되어버렸다.
그 적나라한 모습이 성비위 의혹에도 버티기에 들어간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봉주 전 의원이다.
오죽하면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이 전날 라디오에서 정봉주·강위원·현근택 등을 ‘성비위 의혹 3인방’으로 규정하면서 “이 트로이카가 당의 공천 국면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보이면 당이 망하는 길로 갈 것”이라고 비판했겠는가.
결국, 이런 비판에 직면한 강위원 당 대표 특보는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 후보 검증 신청을 철회하며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이재명 측근인 현근택, 정봉주 두 사람은 ‘꿈쩍’도 않는다.
이러니 민주당 탈당 행렬이 이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민주당만 그런 게 아니다.
‘민주당 2중대’로 낙인 찍힌 정의당도 마찬가지다.
류호정 의원과 박원석 전 의원 등 9명의 정의당 전·현직 당직자들도 전날 당을 떠났다.
류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당이 다시 ‘민주당 2중대’ 길로 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류 의원은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그런데도 당을 떠나는 것은 ‘민주당 2중대’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이 같은 탈당 행렬은 야권 재편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거대 의석을 무기로 입법 독재를 자행하는 민주당, 오로지 이재명 대표 지키기에 혈안인 모습을 보이는 ‘방탄 정당’으로선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탈당이라는 험난한 길을 선택하는 것 아니겠는가.
또 그런 정당과의 연대를 위해 이른바 ‘조국 사태’와 ‘박원순 성비위’ 사건 당시 민주당 편에 서서 줄곧 ‘민주당 2중대’ 노릇을 한 정의당에 대한 실망이 탈당 행렬을 부추기고 있을 게다.
따라서 내년 4월 총선은 ‘야권 재편’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쩌면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전락한 제1야당과 거기에 빌붙는 전략으로 살길을 모색해 온 제2야당이 소멸하고 ‘제3지대’의 신당이 야권의 중심이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신당 추진 세력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미 이원욱·김종민·조응천·양향자 의원 등 현역 4명이 제3지대에 모여 있다.
3명만 더 합류하면 6석을 지닌 정의당을 제치고 기호 3번을 달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참을 결단한 현역 의원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네, 보여드리겠다"라고 자신했다.
조응천 의원도 "민주당 의원들이 그윽한 눈으로 쳐다보며 '두만강 강가에서 매일 저녁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플래시 깜빡거려라, 건너갈게' 그러고 있다"라고 민주당 분위기를 전했다.
그렇게 해서 제3지대 신당 후보들이 기호 3번을 달고 출마하면 지금의 제1야당인 민주당과 제2야당인 정의당 후보들을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리는 ‘태풍의 눈’이 될지도 모른다.
잘못된 길을 선택한 민주당과 정의당의 업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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