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200석 ‘尹 탄핵’? 끔찍하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3-21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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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판세 낙관론에 대해 21일 경계령을 발령하며 내부 입단속에 나섰으나 일부 민주당 후보들은 공공연하게 “200석”을 운운하는가 하면,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유권자들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라고 꼬집고 있다.


물론 이재명 대표는 전날 인천 미추홀구 신기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지금 정말 위험한 순간"이라며 "170석이니 180석이니 이런 소리 절대 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이어 찾은 서구 정서진 중앙시장에서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인천 민심이 대한민국의 천심이다. 인천의 14석이 당선되면 우리가 200석을 당선시킬 수 있다"라고 했고, 정일영 의원도 "200석 이상을 차지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힘차게 심판하자"라고 말했다.


심지어 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 후보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4·10 총선에서 범진보계열 정당 의석수가 200석을 넘기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진보개혁 세력이 약진해서 200석을 만든다고 하면 김건희 특검, 이태원 특검, 채 상병 특검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민주당은 탄핵에 선 긋고 있다'라고 지적하자 박 후보는 "민생경제에서부터 모든 것이 파탄 났고 특히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로 도망시키는 행태를 보고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민심이 밑바닥에서 들끓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할 사유는 지금도 많다"라고 거듭 ‘탄핵’을 강조했다.


어쩌면 이게 민주당의 속내일지도 모른다.


이재명 대표도 연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시사하는 듯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전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동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입법권까지 장악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라며 “대통령실이 이종섭 주호주 대사를 도피 출국시킨 것도 모자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허위로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야권 공세 대응을 위한 대통령실 조치를 ‘범죄’로 규정한 이 대표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윤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네 차례다. 이 대표는 15일 울산 수암시장을 방문해 “머슴이 일을 안 하고 주인을 깔보고 업신여기면 혼내고, 그래도 안 되면 쓰지 말고 도저히 못 견디겠으면 중도 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17일 경기 평택역 광장 회견에선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거론하며 “국민이 맡긴 예산으로 사적 이익을 채웠기 때문에 이제 너희들은 해고”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경기 화성 동탄 호수공원 회견을 통해서는 “야단을 쳐서 안 되면 회초리를 들고, 회초리도 안 되면 해고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 손으로 선출할 대통령을 해고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자신들이 국회를 완전히 장악하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의미나 마찬가지다.


특히 19일 강원 춘천 중앙시장·명동거리 유세에선 윤석열 정부의 경제 실정을 겨냥해 “몇 년 전 그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조차도 우리가 힘을 모아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느냐”라고 했다.


한마디로 박근혜 정권을 탄핵했듯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으로 쫓아내겠다는 으름장이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와 황운하 의원 등도 연일 탄핵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박지원 전 원장의 말처럼 범야권 세력이 200석을 넘기면 곧바로 탄핵 정국에 돌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여당은 이후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대참패를 당했고,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만일 윤석열 대통령마저 탄핵 된다면 우파 진영은 완전히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이를 저지하려면 내부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런데도 당 내부에선 공천갈등이 표출되는 등 우려할만한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지지하는 친한파와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친윤파로 나뉘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인다. 이래선 안 된다. 대통령 탄핵으로 대한민국호가 침몰할 수도 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선 일단 힘을 합쳐 주사파 등 극단적 좌파세력의 준동을 막아 내야 한다. 잘잘못은 따지는 것은 나중의 일이다. 선거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아무렴 ‘친명횡재-비명횡사’라는 민주당 갈등보다 심하겠는가. 서로 한발씩 물러나 대의를 먼저 생각해 주기 바란다. 범야권이 200석 이상을 차지하고 대통령 탄핵사태를 맞이한다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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