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안철수, 전대 출마 접으시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12-20 13: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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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당 대표에 나오려는 분들이 당원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당원 표심이 본인에게서 멀어져 있다고 생각하면서 당 대표에 나올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국민의힘 의원 115명 가운데 65명이 참여하고 있는 당내 최대 조직인 ‘국민 공감’ 총괄 간사 이철규 의원의 지적이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 등 당직은 당원들이 뽑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당원이 대다수”라며 이같이 밝혔다.


누구를 ‘콕’ 집은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100% 당원투표로 당 대표를 선출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반대하는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당 대표 선출할 때 당원투표 70%, 일반 여론조사 30%로 각각 반영하던 것을 당원투표 100%로 바꾸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이날 당 상임전국위와 23일 전국위·상임전국위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에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은 “축구 하다가 골대 옮기는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안철수 의원은 “친목회장을 뽑는 것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이철규 의원은 “100만 명짜리 친목회는 없다”라며 “당원이 400만 명가량 되고, 당비 내는 분이 연말 지나면 100만 명을 넘을 것이다, 많은 국민이 우리 당에 관심과 애정을 두는데 이들을 친목회 수준으로 폄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전당대회 '당원 100%' 규칙 개정을 비판한 것에 대해 "당원은 못 믿지만 당 대표는 되겠다는 무모함"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의 주인은 본디 당원이다. 당연한 상식을 굳이 논쟁 삼는 분들이 있어 놀라울 따름"이라며 이같이 쏘아붙였다.


특히 그는 안철수 의원을 겨냥해 "책임당원 80만 명에 달하는 공당의 당 대표를 ‘골목 대장’이라 폄하하고, 80만 명이나 되는 정당을 친목회라고 칭하며 신뢰하지 못하겠다면서도 그 당의 대표는 한 번 해보겠다고 하면 누가 봐도 안타까운 심각한 인지 부조화 아닐까"라고 날을 세웠다.


사실 그동안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은 비정상적이었다.


수십만 명의 책임당원 투표보다 겨우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가 당락을 가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편하게 자리에 앉아 오는 전화를 받고 응답한 한 사람이, 그것도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조차 모르는 한 사람의 응답이 현장에서 어렵게 투표한 사람보다도 1000배 안팎의 가치를 인정받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여론조사도 매번 ‘선호도’ 조사냐, ‘경쟁력’ 조사냐 의견이 엇갈렸고, 휴일에 하느냐, 평일에 하느냐를 놓고도 팽팽하게 맞서는 일이 다반사였다. 역선택 조항을 놓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도 항상 논란거리였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논란을 일으키는 여론조사를 배제하고 100만 명의 당원들에게 의견을 묻는 게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다. 더구나 당의 주인은 당원인 만큼, 당직 선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그게 정당의 원칙에도 맞는 일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왜 골대를 옮기느냐”라고 항변하는데, 지금 골대는 세워지지도 않은 상태다.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한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는데도 골대를 옮긴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에게 묻는다.


100% 당원투표로 당 대표를 선출하면 그대들에게 불리한가?


그렇다면 당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는 것인데 당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당 대표가 가당키나 한 일인지 묻고 싶다.


당원 표심이 그대들과 멀어졌다면, 그 이유를 살피고 반성해야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의 정당한 투표권을 제한하자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당원들의 마음을 얻을 자신이 없다면 당을 혼란에 빠뜨리지 말고 출마 의지를 접으시라.


이른바 ‘역선택’에 의한 야당 지지층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고 여당 대표가 되겠다는 심보는 너무나도 고약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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