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출마, 여당에 도움 될까?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11-22 13: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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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날이 갈수록 '한동훈 출마설'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등판을 기대하는 분위가 역력하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22일 한 장관을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로 비유하며 "한 장관의 역할을 기대하는 국민과 국민의힘 내부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경기 김포 해병대 2사단 방문 후 기자들에게 "한 장관의 행보에 대해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고, 국민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잘 보고 있다"라며 "한 장관이 가지고 있는 많은 훌륭한 자질이 대한민국을 위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말 한동훈 장관이 출마하면 여당이 기대하는 것처럼 선거에 도움이 될까?


이미 그는 사실상 정치적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17일 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21일에는 대전을 방문했다. 오는 24일에는 울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의 공개 봉사활동 이후 연이은 현장방문이 출마를 염두에 둔 광폭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물론 한 장관은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충분히 말했다. 저는 제 일에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라며 말을 아꼈지만,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 발언 행간을 해석하며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본인의 화법이 ‘여의도 문법’과 다르다는 평가에 대해 “여의도에서 일하는 300명만 쓰는 고유의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문법이라기보다 ‘여의도 사투리’”라며 “저는 나머지 5000만이 쓰는 언어를 쓰겠다”라고 말한 대목이 그렇다.


그는 이미 스타다.


대구 방문 당시 그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한 장관을 본 대구시민들이 “사진 좀 찍어 주세요”라며 몰려들자 오후 7시 KTX 기차를 전격 취소하고 시민들 촬영 요구에 응했다고 한다.


너도나도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면서 역 일대에 긴 줄이 만들어지는 진풍경을 연출했으며 결국 한 장관은 3시간가량 사진 촬영을 한 후에야 겨우 서울행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할 수 있었다.


앞서 첫 방문 장소인 대구 스마일센터에서도 많은 대구시민이 한 장관과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섰고 어떤 시민은 꽃다발을 건네기도 했다.


이 정도면 거의 대선주자급 수준의 인기라 할만하다.


더구나 그의 인기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방탄 국회에 방탄 단식, 심지어 방탄 탄핵까지 온갖 수단을 동원하며 자신을 지키려는 제1야당 이재명 대표와 그를 지키려는 홍위병들에 맞서 1년 넘게 싸우면서 쌓아온 결과물이다.


따라서 그가 출마한다면 여당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고, 야당은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범죄 피의자 이재명 대 검찰 지휘권자 한동훈’이라는 대결 구도 형성으로 민주당은 상당히 어려운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다.


문제는 어떤 형태로 출마하느냐다.


유승민이 만들었던 새로운보수당 출신들, 즉 이준석과 오신환, 김웅 등은 그에게 ‘험지 출마’를 권유한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지역구 선거에만 집중해야 한다. 전국을 돌면서 지원 유세할 수가 없다. 이건 골잡이 '리오넬 메시'나 손흥민, 이강인을 골키퍼로 기용하거나 풀백으로 기용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스타플레이어라고 해도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없다면, 효과는 반감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유승민계나 이준석이 요구하는 ‘험지 출마’는 해법이 아니다.


민주당이 '어린놈'이라며 낮잡아본 한동훈 장관이 그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맞다. 그런 차원에서 제약이 많은 비례대표 출마보다는 서울 강남권 지역구 출마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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