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여야 대표 회담 의제 주도권 등 놓고 신경전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8-21 13: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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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회담 생중계” 제안에 李측 "예의 아냐" 실무협의도 취소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예정된 '한동훈-이재명' 여야 대표 회담을 앞두고 해병대원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의제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견이 없는 '지구당 부활'외엔 양측의 견해 차가 너무 커 벌써부터 '빈손회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한동훈 대표 아이디어로 알려진 국민의힘의 '회담 생중계' 제안에 민주당이 '실무협상을 중단시킬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논란이 된 최근 상황을 두고도 여야 간 입장 차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은 21일 "회담 내용이 다 공개되면 결국 여야 간 (입장)차이가 그대로 드러나는데 이를 보이자는 게 한동훈 대표측 입장일 것이고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 입장에서는 유리할 리가 없다고 보고 (회담 생중계를 제안한 한 대표를)공격하는 것"이라며 "여야 대표가 어떤 모습으로 만나서 어떤 결과를 낼지 모르지만 (여러 현안에 대해)협업을 통해 풀어내기까지는 아직 양 지도부에서 접근하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한 강 의원은 '한 대표의 금투세 토론 제안이 이재명 대표와 정책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렇다"면서 "금투세가 우리 주식 시장 우리 민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금투세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는데 자신있다는 거고, 이재명 대표와 (토론으로)붙었을 때 이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민주당의 해병대원특검법 압박에 대한 한 대표 입장과 관련해서는 "여당의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동훈 대표가 난국을 돌파하는 하나의 차별성으로 제3자 특검법을 거론하지 않았냐"면서 "한 대표의 뜻은 있을 수 있지만 많은 국민의힘 의원들 입장에서는 두 번씩이나 거부권이 발동됐던 만큼 민주당의 여러 프레임에 걸릴 수 있어 여당 분열만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3자 특검법에 대해 아직 당내 논의가 없없다"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제3자 특검법 등이 이재명 대표의 분열 프레임에 우리가 갇힐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에 동조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힘 원내에서도 이에 대한 다양한 토론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수사를 지켜본 이후 특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한동훈 대표는 야당이 낸 특검의 위헌적인 요소 등을 감안해서 제3자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제안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프레임에 끌려가 실질적으로 저들이 특검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데 이용당할 수 있다는 것이 저희들의 반대 이유"라며 "그런 측면에서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21일 "대표 회담을 앞두고 한동훈 대표께서 굉장히 비본질적인, 지엽적인 문제를 많이 연구 하시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통상적이라면 본인이 하자고 했던 '채해병특검'을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하는 게 주일 텐데 웬 TV생중계를 하자고(하냐)"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가 대표)회담이 아니라 대선후보 TV 토론 같은 걸 상상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이 왜 생중계를 제안한 것 같냐'는 진행자 질문에도 "한동훈 대표 입장에서는 대표로서의 자산은 없고 대선 후보로서의 자산이 있기 때문"이라며 "TV 토론에 나가면 후보로서 조금 뜨면 이재명 후보와 비슷해지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한 거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당이 실무협상을 중단한 배경에 대해서도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이 대표회담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와 국민적 요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맞다고 봐서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면서 "대표답게 최소한 본인이 얘기했던 채해병 특검법이라도 당에서 일단 허가를 받아와야 할 것 아니냐"고 한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허락받기)어렵다고 보니까 (한 대표가)갑자기 딴 소리를 한 거라고 본다"며 "예를 들어 민주당이 (채해병 특검법에 대한 한 대표 주장을)다 받았을 경우에조차 지금 (국민의힘에서)오케이 받기가 어렵잖냐"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 이해식 대표 비서실장은 전날 국민의힘 박정하 대표 비서실장이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동의하면 (대표회담 과정을)처음부터 끝까지 다 오픈하면 어떨까 제안하려고 한다”고 한 대표의 'TV 생중계' 아이디어를 밝힌 직후 "이렇게 툭 던지듯이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며 당일 예정된 실무협의를 취소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대표 회담에서 국민의힘측은 ▲금투세 폐지 ▲이자 경감책 ▲저소득층ㆍ자영업자ㆍ소상공인 지원 방안 등을, 민주당측은 ▲해병대원 특검법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구당 부활 등을 대표적 의제로 각각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 여야 간 이견이 없는 사안은 지구당 부활이 유일하다.


한 대표는 당 대표 선거 전부터 지구당 부활을 띄운 바 있고, 이재명 대표도 전대 과정에서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지구당 부활'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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