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어지는 불공정 공천 시비... '분당' 신호탄 될까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12-27 1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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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비명계 이용빈, '친명 추천 출마자 명단'에 반발
최성, 이낙연 신당 합류 선언 "주민꼐 직접 심판받겠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 사퇴와 통합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이낙연 전 대표 등 당내 비명계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불공정 시비로 잡음이 끊이질 않는 당 공직후보자검증위원회 상황이 자칫 '분당 신호탄'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연말까지 당 쇄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언한 이낙연 전 대표가 정세균, 김부겸 등 전직 총리와의 회동에 적극성을 보이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27일 bbs 라디오에 이른 바 '3총리 회동'과 관련해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공통점은 지금의 민주당은 과거의 노무현ㆍ김대중의 민주당이 아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바뀌어야 된다(는 인식)"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좀 더 지켜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어 "어쨌든 세 분 총리가 (함께)만난다면 그 자체로 현 지도부에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서는 변하지 않으면 버림을 받기 때문에 모든 정당은 평소보다 아주 빠른 템포로 변화를 강요당한다. 며칠 사이에도 혁명적 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달 말까지 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결단을 내리겠다고 했던 원칙과 상식 멤버들이 31일 결단하는 게 아니냐는 언론 보도가 있다'는 진행자 지적에 "저희는 결단이 목적이 아니라 당의 변화를 목표로 이렇게 욕 먹어가면서 움직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통합 비대위 전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결단이 유효하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도 구체적인 결단 시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지금 굉장히 유동적이기 때문"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앞서 친명계인 조정식 사무총장이나 김병기 검증위원장과 지역구 경합에 나섰다가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윤식(시흥)ㆍ최성(고양) 전 시장이나 이창우 동작구청장에 대한 검증위의 불공정 시비 논란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일정정도 공감했다.


그는 "정세균 (전)총리께서는 (이들에 대한)검증위 판정이 '굉장히 편파적이다. 적어도 경선 기회는 줘야 될 거 아니냐' 이런 말씀까지도 하셨다"며 "경쟁력이 있는데도 검증위가 부적격이라고 그냥 삭제 해버렸는데 그 사유가 도통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에 비해 경선 과정에서 불복하고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했던 분, 음주운전 하고 탈당했던 분 이런 분들은 전부 다 적격 판정을 다 주고 있으니까 도대체 이 저울이 어떻게 돼가는 거냐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얘기한다"면서 "(최근 적격 판정을 받은 김용주 의원의 경우)21대(총선) 때는 당시 이해찬 대표가 음주운전 경력으로는 출마 못한다, 일언지하에 선을 그어 우리 당으로 출마를 못한 걸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검증위의 부적격 판정을 받은 비명계 인사가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양상이어서 민주당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후보자 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최성 전 고양시장은 전날 "이재명의 민주당에 의한 북한 수령체계식 불법ㆍ부당한 공천 학살을 당한 후 이낙연 전 총리가 추진하는 신당에 참여하기로 결단했다"며 이낙연 신당 합류를 공식화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탈당 및 신당 합류 시기는 내년 초 이 전 대표의 최종 입장이 발표된 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최 전 시장은 친명계 초선 한준호 의원 지역구(경기 고양을) 출마를 준비해왔으나 최근 당 검증위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최 전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기각 통보는 공개처형이지만 순간의 좌절일 뿐"이라며 "누가 더 대한민국과 고양을의 발전을 위해 준비되고 검증된 후보인가를 고양을 주민께 심판받겠다"고 결기를 보였다.


이에 앞서 광주 광산갑을 지역구로 둔 비명계 이용빈 의원도 ‘호남 지역 친명 출마자 12명 추천 명단’ 제하의 문건을 민주당 의원 단톡방에 올리면서 "치졸한 민주당 텃밭 호남의 창피한 현실”이라고 공개 반발했다.


해당 문건에는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는 글귀와 함께 당 대변인을 맡았던 김의겸(전북 군산) 의원, 당 대표 특보인 정진욱(광주 동남갑) 민주연구원 부원장, 강위원(광주 서구갑)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양부남(광주 서구을) 법률위 공동위원장, 박균택(광주 광산갑) 변호사 등의 이름과 사진, 출마 예정지가 담겼다.


이들이 출마하는 지역은 비명계 송갑석(광주 서구갑)ㆍ윤영덕(광주 동구ㆍ남구갑)ㆍ소병철(전남 순천시ㆍ광양시ㆍ곡성군ㆍ구례군갑)ㆍ이용빈(광주 광산갑) 의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형주 전 민주당 의원은 전날 KBC 라디오에서 "(해당 문건은)단순히 공직 후보자 되기에 결격 사유가 있는 사람만 걸러내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 대표하고 특보 도장 찍은 공천장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공심위가 구성될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당정 협의에 협조 안 했다, 혹은 경선도 안 됐는데 '경선 불복종' 이런 꼬리표를 달기 시작하면 이미 이 당은 쪼개질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강성 지지자들이 그런 식으로 설명하기 시작하면 이미 민주당의 공천은 다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돼버렸다"며 “이게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이어 "호남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해) 조금 조금씩 거리두기를 시작했다"라면서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접점(찾아) 가느냐가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의 관전 포인트"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 지도부에서는 이재명 대표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금 대부분 이재명 대표와 가깝다고 이야기하는 건 정치신인이나 도전자들의 자가발전이지, 전혀 이재명 대표와 연관된 분들은 없다”고 일축했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 역시 지난 21일 첫 회의에서 “얼마나 못난 사람들이 당내 같은 인사 지역구에 자객공천을 하겠냐"며 " 그런 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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