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대변인 “생중계는 李대통령 모험… 국민 감시를 받겠다는 뜻”
국민의힘 대변인 “국정이 오락 콘텐츠냐... ‘책임의 언어’로 국정 말해야”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부처 업무보고 생중계를 두고 ‘넷플릭스보다 더 재미있다는 설도 있다’고 발언하는 등 자화자찬을 늘어 놓았다.

이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8일 “국민께 공개하고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강 대변인은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사실상 이 대통령으로서는 모험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18일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대통령이 국정을 어떤 위치에 두고 있는지 되묻게 한다”고 비판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업무보고는 흥행을 위한 콘텐츠가 아니다”라며 “정책의 성과와 실패를 점검하고 국정의 방향을 바로잡는 엄중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대중오락 콘텐츠에 빗대어 ‘재미’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순간, 국정은 책임의 영역에서 쇼의 영역으로 밀려난다”며 “실제로 최근 생중계 업무보고는 정책 점검보다 ‘장면 만들기’에 가까운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탈모는 생존 문제, 건보 검토’처럼 즉석에서 논쟁을 키우고, 교육부 보고에서는 ‘환단고기’까지 꺼내 불필요한 소모전을 부추겼다”며 “대통령의 거친 언사와 특정 기관장에게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고 힐난한 장면은 정쟁으로 확산되고, 야권 출신 공공기관장에 대한 찍어내기 압박으로 비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업무보고가 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무대로 변질되고 있다”며 “심각한 문제는 공직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있다는 점”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그는 “생중계 속 공개 질책과 군기 잡기가 반복되면 공직자들은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의 반응을 의식하게 되고, 정책의 성과와 실패를 점검해야 할 자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장관과 기관장의 전문성을 존중하지 않는 일방통행식 지시는 국정의 실질적 문제 해결과도 거리가 멀며, 결국 ‘1인 중심 국정 운영’의 실상을 ‘소통쇼’로 가리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재미’가 아니다”라며 “부동산 정책 혼선과 고환율·고물가라는 정책 실패에 더해 각종 국정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냉정한 진단과 책임 있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정은 넷플릭스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흥행의 언어가 아니라, 책임의 언어로 국정을 말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최초로 생중계되는 업무보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새 방식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고, 예년과 같은 형태로 업무보고를 하면 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요즘 업무보고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져 생중계 시청률도 많이 나올 것 같다. 넷플릭스보다 더 재미있다는 설도 있더라”라며 “국민이 국정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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