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與 지도부와 만찬 회동 연기...당정 갈등 전초전?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8-28 1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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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2026 의대정원 유예 중재안 제시했다 거절 당했다"
추경호 "韓, 사전 논의 없었어...정부방침에 당도 함께할 생각"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30일 예정됐던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 회동이 연기된 배경을 두고 '2026 의대정원 유예 문제'를 둘러싼 한동훈 대표와의 갈등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관련 사안에 대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한 대표 주장과 배치되는 입장을 밝히면서 당 내홍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28일 "추석민심을 챙기는 게 우선이라 미루게 됐다"며 "만찬을 제의했던 우리가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 대표 때문'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의료개혁에 관련해 대통령실은 한동훈 대표 등 당 의견과 무관하게 항상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일축했다.


한 대표가 의대정원 중재안을 제안한 과정을 두고서도 뒷말이 나왔다.


앞서 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2026년 의대정원 증원 중재안을 한덕수 국무총리를 통해 (대통령실에)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한 대표가 해당 안건을 제안한 건 지난 25일 고위당정협의회 공식 의제 형태가 아니라 회의가 끝난 이후 한덕수 총리에게 따로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총선 당시 김건희 여사가 수차례에 걸쳐 보낸 문자메시지를 외면한 이유로 한 대표가 '공적 창구'를 강조했던 상황이 소환되면서 '내로남불' 비판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한 대표가 유예 제안할 때 따로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유예(안)와 관련해서 (한 대표와)구체적으로 사전에 심도 있게 상의하거나 듣지 못했다”고 대답한 발언도 한 대표 입지를 궁색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정부 추진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당도 함께 할 생각”이라며 '의정 갈등이 당정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상당 부분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하면서 필수의료 또는 전공의, 의료 현장 수가 체계 개선 등 많은 합의, 진전이 있는 걸로 안다”며 “증원 관련해 현재 아직 뚜렷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데, 어쨌거나 정부도 앞으로 의료계와 대화 진행 중이고 접점이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문제가 발생한 부분은 끊임없이 정부, 의료계와 소통하며 국민들 걱정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선 한 대표의 제안 자체보다 당정 간 내밀한 대화가 다음 날 언론 보도로 알려지는 과정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김경수 전 지사 복권 때와 마찬가지로 한 대표가 용산에 반대 입장을 전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자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는 식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 및 차기 대선을 겨냥한 ‘자기 정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대표가 내부 숙의와 협의가 아닌 페이스북과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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