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 등 4.10 총선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 측근인사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내부 반응이 온도 차를 보여 주목된다.
실제 임 전 실장은 '최소한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당 공관위 기류에도 불구하고 서울 성동갑 출마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고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조 전 장관은 13일 고향인 부산을 찾아 신당 창당 등 총선 출마 관련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가장 중요한 건 (과거 행적보다) 얼마큼의 경쟁력이 있느냐"라면서 "단순히 문재인 정부에서 핵심적으로 일했던 사람이니까 안 돼라는 이유로는 (임 전 실장을 공천에서 배제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 거론되었었던 이야기들이라 별로 새롭지는 않다"며 "(조 전 장관이)민주당으로 들어오겠다는 것도 아니고 민주당과 뭘 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시큰둥한 입장을 드러냈다.
김두관 의원도 두 사람에 대해 고 최고위원과 비슷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한 김 의원은 "조국 전 장관께서 검찰권 남용으로 멸문지화를 당한 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이게 지금 창당을 해서 전면에 나서는 게 민주진보진영 총선 승리에 기여할까에 대한 의문이 있고 그런 점은 아쉽다"고 부정 평가했다.
반면 임 전 실장 출마에 대해서는 "친문과 친명 갈등의 중심인물로 부상해 있지만 조국 (전) 장관같이 대중적 논란의 당사자는 아니다"라면서 "지금은 친명 친문을 가릴 때가 아니고 단결해서 윤석열 정권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심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당 지도부에서 빠르게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지난번 (이재명 대표가) 평산마을에 방문했을 때 (문재인 전 대통령과) '명문정당이라고 하면서 결속을 다진 바도 있는데 임종석 전 비서실장 문제로 당이 더 이상 갈등을 하면 안 된다, 저는 그런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박성준 당 대변인의 해석은 결이 달랐다.
이날 kbs라디오에서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 기조에 임종석 전 실장이 맞느냐에 대한 부분을 공천관리위원회도 지도부도 고민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다"고 임 전 실장 출마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그는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에 대해서도 "조국 전 장관의 신당이 지역구에서 경쟁력이 있냐라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대부분 회의적 아니냐"고 부정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례 공관위가 통합 비례정당에 있어서의 역할에 대한 판단을 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의 불출마를 요구했던 추미애 전 장관에 대한 전략공천 가능성에 대해서는 "서울이든 지역이든 경쟁력 측면에서 추미애 전 장관 (공천)도 고려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금 민주당의 많은 분들은 윤석열 정권과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호의를 보였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로 추미애 전 장관의 활용 가치가 있는 거 아니냐, 판단하는 목소리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 균형점을 찾아갈 지 검토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호응했다.
한편 전날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찬 회동에 나선 조 전 장관은 본격적인 정치 참여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날 "이번 총선에서 무도한 윤석열 검찰독재를 심판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밝힌 조 전 장관은 "다른 방법이 없다면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석열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 창당의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힘을 실었다.
이후 조 전 장관은 13일 오후 부산 민주공원에서 4.19 위령탑 묵념 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갈등, 세대갈등, 남녀 갈등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정치, 국가적 위기는 외면한 채 오직 선거 유불리만 생각하는 정치는 이제 끝장내야 한다"며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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