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재명, 10.16 재보선에 사활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9-23 14: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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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당과 날 선 신경전도,,,민주 상한 물 vs 혁신 고인 물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16 재ㆍ보궐선거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민주당 관계자는 23일 이 대표는 "오늘(23일)은 전남 영광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내일(24일)은 전남 곡성에서 민심을 청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후 25일에는 부산으로 이동해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2026년 지방선거까지 대형 선거가 없어 이번 재보궐선거가 민심을 엿볼 수 있는 마지막 자리란 점에서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가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총괄지원단에 한웅현 위원(당 홍보위원장), 김성회 대변인, 강위원 호남지원단장(전 당 대표 특별보좌역), 최혁진 정책실장(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의 합류를 결정했다.


앞서 민주당은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을 자문위원으로, 황명선 조직부총장을 단장으로 확정하고 천준호 전략기획위원장과 정을호 상황실장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10.16 재ㆍ보궐선거 총괄지원단을 구성했다.


이번 재ㆍ보궐선거에서는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군수 ▲전남 곡성군수 등 기초단체장 4명과 서울시 교육감 1명을 뽑는다.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 선거가 없어 중량감이 떨어진단 평가가 나오지만 윤석열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야권에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첫 맞대결이란 점에서도 주목받는 선거다.


조국혁신당은 부산 금정구청장, 영광군수, 곡성군수 선거에 후보를 냈다. 조국혁신당은 범야권 승리를 위해 민주당에 금정구청장 선거 후보 단일화 제안을 한 상태다. 민주당은 아직 답을 하지 않았지만 조국혁신당이 강화군수 선거에 민주당 후보가 출마한 만큼 금정구청장 선거는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어 민주당이 수용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은 당선자를 내지 못하더라도 민주당 후보보다 앞서기만 하면 남는 선거지만 민주당은 이겨도 본전이고 패하면 아픈 선거가 될 것"이라며 "조국 대표를 포함해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현지에서 월세살이하며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이를 조기에 진압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양당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조국혁신당을 향해 '소탐대실,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비판하자 혁신당 김선민 최고위원은 "민주당을 위한 5분 대기조가 될 생각이 없다"고 응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선민 최고위원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의 우당(友黨)이지만, 민주당을 위한 5분 대기조가 될 생각이 없다"고 적었다.


김 최고위원은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비호할 의지도, 능력도 상실해 필리버스터마저 내팽개친 국민의힘을 비판해도 모자랄 시간에 그런 급변 상황을 감안하지도 않고 민주당 땅인 영광과 곡성에서 재ㆍ보궐선거 운동을 하고 있느냐고 탓하고 싶은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정말 중요한 안건에 대한 의결이고 표 계산까지 미리 하셨다면, 하필이면 조국혁신당 의원들 다수가 자리를 비우는 현장 최고위원회를 여는 날 본회의 일정을 잡으셨나"라며 "국민의힘과 둘이서, 거대 양당끼리 의사일정을 결정하면서 언제 다른 당 사정 생각이라도 해본 적 있나"라고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은 "국회 본회의 일정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민주당이 이 곳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여는 것은 괜찮고, 조국혁신당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시냐"며 "한때 명석하고 합리적이었던 김민석 최고위원님이 그렇게 생각하실 리가 없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무엇이 중한지를 가리는 감각도,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 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하셨냐"며 "대부분은 호남에서 두 당 사이에 공정한 경쟁의 바람이 부는 것을 반기고 있다. 믿지 못하겠다면, 같은 김 최고끼리 곡성을 함께 다녀보자"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데다가 지역위원회를 포함해 풀뿌리 조직도 탄탄하지 않냐"면서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에 비할 바 없이 초라한데도 우리 당을 믿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만나면 정말 힘이 솟구친다"고 했다. 앞서 혁신당은 민주당을 고인 물에 비유한 바 있다.


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전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전ㆍ현직 수석최고위원의 격이 다른 언행이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며 "전직 수석최고를 지낸 정청래 의원은 조국 대표에 대한 농담이 오해를 불렀다면서 공개사과를 했고, 현직 수석최고인 김민석 의원은 비난을 한다. 누가 진짜 민주당인지 헷갈린다"고 적었다.


앞서 민주당 집권 플랜 본부장을 자임하는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혁신당 등 다른 야당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10.16 재ㆍ보궐 선거에서 맞붙는 조국혁신당을 겨냥해 "국가적 중대시기에 국회 의결에 빠지는 소탐대실은 비판받아야 한다"며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직격했다. 조국 대표 등 혁신당 의원들이 지역 선거 지원을 이유로 김건희ㆍ채상병 특검법 등을 의결한 지난 19일 본회의에 불참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새미래민주당에 대해서도 "윤석열 편들다가 양산 갔다가 헤매지 말고 이낙연 전 총리 잔당들은 모두 정계 은퇴가 맞는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앞서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재명 대표 최후변론은 개그 수준의 세기의 거짓말이다. 재판부는 개딸들의 겁박을 걷어차야 한다"고 발언 한 바 있다.


민주당 2인자로 꼽히는 김 최고위원의 이례적인 대야(對野) 공세에는 우선 내부 단속 목적이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사실상 최고 수준의 구형이 내려지자 외부 때리기로 지지층을 결속하고, 당내 파열음 발생도 사전에 막겠다는 의중이 담겼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구형을 전후로 다른 야권 세력들이 민주당에 과도하게 각을 세운 부분에 대해 김 수석이 앞장서서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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