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불어민주당 공천(公薦)은 정상적이지 않다.
여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사천(私薦)’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이 4·10 총선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후보에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 씨를 보좌했던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단수 공천한 것을 두고 “사천의 끝판왕”이라고 쏘아붙였다.
당내에선 특히 ‘비명횡사’ 공천을 비판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9일부터 현역 평가 하위 20%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통보를 시작했다. 현재 하위 10~20% 평가를 받았다고 공개한 의원은 6명이다. 김영주(4선‧서울 영등포갑)‧ 박용진(재선‧서울 강북을)‧ 윤영찬(초선‧경기 성남중원)‧ 송갑석(재선‧광주 서갑)‧ 김한정(재선‧경기 남양주을)‧ 박영순(초선‧대전 대덕) 의원이다.
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하면 경선 승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위 10~20% 의원들은 경선 득표율의 20%를 감산하고, 하위 10% 의원들은 30%를 감산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선 상대방이 신인이라면 가산점까지 받게 된다.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 되는 셈이다.
사실 이들이 자신의 저조한 성적을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경선 과정에서 하위 평가받은 사실을 공개할 경우, 의정활동을 못했다는 낙인 효과로 경선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쉬쉬’하는 게 통상적이다.
그런데 왜 이들은 당당하게 자신이 성적이 저조하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일까?
그 평가가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본인도 알고 국민도 다 알기 때문이다.
그런 공정하지 않은 공천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삼척동자라도 알만한 일이다.
지금 독선적인 이재명 선장을 태운 민주당호는 매우 위험하다. 언제 침몰할지 모른다.
침몰위기를 감지한 김영주 의원과 박영순 의원은 탈당 후 김 의원은 국민의힘에 박 의원은 새로운미래에 탑승했다.
그 배에서 뛰어내릴 용기조차 없는 사람들은 당에 잔류한다. 민주당이라는 배가 침몰하면 그들의 정치생명 역시 끝이다. 가장 멍청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그들은 되레 용기 있게 배에서 뛰어내린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한다.
박용진 의원은 탈당 의원들을 향해 "오늘만 살고 나만 살자고 하는 정치는 진짜 비루한 정치"라며 "대의와 명분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체 그가 말하는 ‘대의와 명분’이라는 게 뭔가.
선장의 잘못으로 침몰하는 배에 끝까지 남아서 최후를 맞이하는 게 ‘대의’이고 ‘명분’인가.
박용진 의원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민주당호를 운항하는 선장이 잘 하고 있는가.
아니라면, 선장이 배를 침몰하지 못하게 내부에서 처절한 투쟁을 벌여 바로 잡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선장의 기세에 눌려 “당의 결정에 순응한다”라고 하며 복종하는 자세를 취하면 그 배가 제대로 항해할 수 있겠는가.
선장이 잘못된 바닷길을 선택해 침몰할 위험성이 있다면 배에서는 뛰어내리는 게 상책이다. 그럴 용기가 없다면 선장이 잡은 키를 빼앗아 제대로 된 바닷길로 항해하도록 해야 한다.
이럴 용기도 저럴 용기도 없어서 배에 남아 선장과 함께 최후를 맞이할 못난 선원들이 현명하게 바다에 뛰어든 사람들을 ‘나만 살자고 한다’라며 손가락질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당에 남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통 민주당을 재건하겠다”라고 큰소리친다.
실제로 서울 성북을 지역구 공천에서 배제된 기동민 의원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가 무시되고 독단과 독선에 휘둘리는 민주당이 아닌 김대중·노무현·문재인·김근태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정통 민주당으로 재건하겠다"라며 당 잔류를 선언했다.
웃기는 이야기다. 민주당은 이미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전락했다. 총선 이후 그런 모습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이재명의 당에서 정통 민주당을 재건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설사 민주당이 100석 미만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더라도 이재명 대표는 결단코 책임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탈당파들에게 그 책임을 뒤집어씌울 것이다. 그게 지금까지 보여온 이재명 대표의 모습이다. 아직도 이재명 대표를 그리 모르는 것인가.
총선 이후에 침몰하는 배에서 뛰어 내린 탈당파와 침몰하는 배에 남아 최후를 맞이한 당 잔류파의 운명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한번 지켜보겠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