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긴박하고 엄중한 시기, (둘이)빨리 만나 정리해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정면 충돌로 치닫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이의 갈등이 대통령실 내부에서 한 위원장을 포함한 당 지도부를 대통령실로 초청하는 등의 방안을 적극 모색하면서 수습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총선이 8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의 분열은 공멸이라는 현실인식에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겸 공천관리위원은 23일 "(이관섭, 한동훈, 윤재옥) 세 분이 만나 우려를 전달하고, 그 우려를 전달받는 소통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오해는 금방 풀리고 국민과 당원을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잘 수습되고 봉합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한 이 위원장은 '공멸할 수 있다'는 진행자 지적에 "기우에 불과한 너무 나간 이야기"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도 (해당 의혹을) 몰카 공작으로 정의한 만큼 근본적 인식은 다르지 않다"며 "해법도 크게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과에 방점을 두기보다는 몰카 공작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국민들이 알 수 있게 설명하는 절차라고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김경율 사천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윤재옥 원내대표와 이철규 의원 등과 사전 논의를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한 진행자의 확인 요구에는 "상당히 곤란한 질문"이라며 "보기에 따라서 그렇게도 보이겠고 아닐 수도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김성동 전 마포을 당협위원장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자제 분이어서 우리 당 원로나 종교계에서 대통령실에 '결국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시켜서 이런 것 아니냐' 의심하고 항의도 하신 분들이 계신 것 같다"며 "아마 이걸 확인하고 (공천 논란에) 우려를 표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 같다"고 전했다.
특히 해당 사건을 '마리앙투아네트'에 빗댄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해서는 "마녀사냥을 하는 듯한 모습은 책임있는 위치에 계신 분은 자제해야 한다"며 "아무리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어도 표현 방식이 거칠고 국민적 공감, 당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안철수 의원도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이) 빠른 시간 내에 직접 만나서 어느 정도 정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총선이 78일밖에 남지 않았다. 여러모로 긴박하고 엄중하기 때문에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안의원은 "나라를 위해 싸워야지 비대위원장 진퇴를 놓고 싸우는 건 국민들께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만에 하나 (한 위원장이) 사퇴를 한다면 이번 선거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지금 현재 전국에서 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아주 큰 혼란을 느낄 것이고 거기다 3당 움직임도 있어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사태의 책임론을 놓고 국민의힘 5선 중진들이 엇갈린 시각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상민 의원(5선·대전 유성을)은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을, 김영선 의원((5선·경남 창원의창)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각각 책임져야 할 주체로 지목하고 나선 것이다.
이상민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위원장에게 물러나라고 한 건 상식에 반하는 기가 막힐 일”이라며 “비서실장이란 자리가 누가 시키면 쪼르르 와서 전달하고 그런 자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의원은 “법상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참모가 와서 전달했으면 (대통령) 보필을 잘못한 것이니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반면 김영선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어떻게 해서 찾아온 정권이냐”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탈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총선은 윤 대통령 중간평가이며, 윤석열 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시스템 공천으로 치러지는 총선”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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