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비명계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사실상 '공천 탈락' 개념의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을 통보하면서 민주당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실제 친문계 등 비명계 인사들이 21일 오전 당 의총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데 이어 김부겸ㆍ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전직 국회의장 등 민주당 원로들이 이 대표의 공정 공천을 촉구하면서 민주당 ‘공천 파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지 주목된다.
김부겸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임채정ㆍ김원기ㆍ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과 회동을 갖고 현 공천 상황을 논의하고 우려를 표명했다.
해외에 체류 중인 정세균 전 총리는 김 전 총리 등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전날 홍영표 의원 등 일부 비명계 의원들도 비공개 회동을 갖고 ‘공천 비명 배제’와 관련된 집단행동 돌입 여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표 2차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비명계 송갑석 의원은 “어제 오후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전화로 '하위 20%(포함)'을 통보받았다"라며 “개인적으로 굉장히 치욕스럽지만 경선에 참여해 당원과 유권자 여러분들께 직접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한 송 의원은 '평가 결과를 당사자에 공개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송 의원은 '지역구 현역을 뺀 가상대결 등 당 여론조사가 지역구별로 실시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자신의 지역구에서도 '당 영입인사도 아닌 (낯선)인물을 민주당 후보로 상정한 여론조사가 현역 의원이 빠진 가운데 실시됐다"며 "그런 식의 여론조사가 공교롭게도 비명계 지역에 집중됐고, (관련 자료를)입수했다는 매체에 의하면 31명이 거의 다 비명계(지역구)"라고 당의 불공정한 공천 과정을 지적했다.
현재 하위 20% 통보받은 민주당 의원은 "영등포 주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낀다"며 탈당을 선언한 김영주 의원을 비롯해 윤영찬, 박용진, 이수진, 송갑석 등 비명계들이다.
이들이 연이어 통보 받은 사실을 밝히며 "이 대표가 사당화를 위해 공천을 악용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면서 비명계 현역 지역에 대한 자객공천 논란도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실제 윤영찬 의원 지역구에는 친명계 비례 초선인 이수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박용진 의원 지역구에는 친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개혁신당과 결별한 '새로운미래(새미래)'가 적극 구애에 나선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새미래 김종민 의원은 21일 "새로운미래로 새 출발하게 됐으니 지금 막장 공천을 하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이재명 사당'으로는 윤석열 심판이 어렵다고 절감하는 분들과 함께 해서 윤석열 심판의 대안 세력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김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독주를 멈춰 세우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어렵다는 문제 의식이 강했는데 (개혁신당에서는)적극적으로 주장을 못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뜻을 함께 할 민주당 의원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진행자 지적에 "(이 분들이 민주당에 남으려는 건)이재명 대표가 문제는 있지만 (당원들이 함께 하고 있는)여기서 뭉쳐야 윤석열 정권 심판한다,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렇게 이재명 대표가 (사천 등)막장 공천해서는 윤석열 심판 못 하겠다, 민심이 흔들리게 되면 이분들은 갈 데가 없다.(그래서 새미래와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 의원들과 통화 등 실제 접촉이 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있다"고 수긍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지금 민주당에서 이 이재명 사천에 희생되거나 민주당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분들 중 박용진 의원처럼 여기 남아서 경선해보겠다(거나) 결단을 해서 공동으로 힘을 모으자, 이렇게 (의견이)나뉘어져 있다"며 "당을 살리기 위해 경선해서 개인적으로 살아남는들 이 문제를 못 고치면 당원들과 민심이 조만간에 떠날 거라고 본다, (왜냐하면)이래서는 윤석열 심판을 못하니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마 (20%에 포함된)그분들이 다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그 고민의 결과를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여지를 남겼다.
새미래를 이끄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우리가 알던, 사랑했던, 자랑스럽게 여겼던 민주당은 죽었다"며 "민주당의 정신, 가치, 품격을 되찾는 민주당을 바깥에서 만들겠다"고 결기를 보였다.
전날 당 공식 유튜브 '새미래TV'에 출연한 이 전 국무총리는 "지금 민주당에 계신 동지 여러분도 우리 노력에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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