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여당 대표가 자기 비판에 감찰 지시하는 건 좀생이 짓”
앞서 총선백서특위위원으로 활동했던 이 위원장은 총선 당시 여의도연구원의 한 대표 이미지 조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친한계로부터 비판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한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서울의 소리 같은 극단적 악의적 세력과 야합해서 당의 소속원을 공격하는 걸 용납하지 않는 정당"이라며 "김 전 행정관과 관련자들의 행동은 당의 입장과 정체성에 맞지 않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은 포용하는 정당이지만 이는 최소한의 기강을 전제로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이를 두고 '당이 입을 상처나 국민 상처를 고려하지 않은 거다', '별거 아닌데 넘어가자' 하는 이들도 있던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구태 정치에 익숙해진 것"이라면서 "기강을 바로 세우고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거듭 처벌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상규 위원장은 “김대남 사건을 이용해서 (총선)백서를 폄훼하고 못 나오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반발했다.
이날 오전 B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위원장은 ‘총선백서특위가 확보했던 자료가 유출됐을 가능성과 (김대남 공격사주)조사 대상에 이 위원장도 포함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는 진행자 지적에 “너무 황당한 사적 대화가 문제가 된다면 그분을 조사하면 되지 왜 백서를 끌어들이는지 모르겠다"면서 이같이 날을 세웠다.
특히 그는 "이미 초안은 6월, 최종본은 8월 22일에 완성됐는데 아직 백서가 안 나왔다"며 "모든 사람이 다 보라고 만드는 게 백서인데 그게 (왜)대외비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2주 전 (한동훈)당 대표님께 독대를 신청했는데 아직 어떤 연락도 없다"면서 "(당에서도 진상 조사를 위해)전화를 주시면 제가 알고 있는 전부를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여연 조사 당시)한 대표 이미지 조사의 정확한 풀네임은 ‘한동훈 위원장 호감도 & 이미지 분석’"이라며 "이 조사는 2월에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를 알게된 경위에 대해서도 "저희(총선백서특위위원들)가 여의도연구원에 있는 분들을 8시간 정도 다 인터뷰 했는데 마지막 1시간 40분은 홍영림 원장님과 했다"며 "그때 원장님께서 변명 비슷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면서 저희가 질문하는 것마다 계속 자료를 꺼내줬는데 그게 거의 A4로 수천장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근데 그걸 그 자리에서 볼 수가 없어 내부 자료인데 집에 가져가도 되냐고 했더니 ‘괜찮다, 보셔도 된다'고 준 것”이라며 “원래는 혼자 다 가져가려다가 안 될 것 같아서 당 기조국에 줬더니 그 자료를 다 스캔하고 제목까지 달아서 위원들한테 다시 줬다”고 해당 자료의 취득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총선 때)여론조사가 있어야지 깜깜이 선거를 할 수 없는데 어느 동이 뭐가 약하고 어느 나이대가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지 알아야 하는데 아무도 안 알려줬다”며 "그래서 홍영림 원장한테 (면담 때)물어보니까 거긴(서울 성북을 선거구 여론조사를) 안 한 것 같다고 얘기한 부분까지 (당 기조국에)다 넘겨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론조사에 관한 건 진짜 대외비 이상 가는 자료라서 절대 얘기 안 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당시 한 대표에 대한 이미지 조사는 2030 정치의식 조사 중 한 파트였다'는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주장과 관련해서는 "(문건에)2030 정치의식 조사라는 단어는 한마디도 없었다"며 "지금 신지호 부총장님이 (2개라는)대외비를 유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특히 "비슷한 조사가 하나 있는데 국민의힘 호감도 & 이미지 분석 3월 조사였다"며 "2월 조사가 안 좋게 나와 3월에 한 번 더 해 본 것 같은데, 3월 조사(결과)가 2월보다는 더 좋았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과 김종혁 지명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그분들이 당직을 이용해서 굉장히 많이 방송에 나와 계속 자기들 의견만 얘기하는데 제 얘기를 받아줄 곳이 없다"면서 "그분들이 얘기하고 있는 부분들이 굉장히 위험한 얘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연의 여론조사 비용으로 거론되는)70억 얘기를 오늘 해 드리자면 우리 당에서 70억(어치)만큼 여론조사를 했다고 선관위에 보고한 자료(라서 다 알 수 있는 내용)"이라며 "그런데 신지호 부총장이 지금 여론조사 비용이 18억이라고 굉장히 위험한 말씀을 하셨는데 우리 당에서 (선관위에) 신고한 금액과 다르게 18억 썼으면 나머지 차액은 어디로 간 거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분은 톱시크릿을 노출한 거 아니냐”며 “한동훈 대표님께서 꼭 이걸 진상조사 하셔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에 독대 요청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성북을이라는 험지에서 당선되려면 무조건 정부가 성공해야 하고 정부가 성공하는 길은 당과 정부가 하나가 돼서 열심히 일하는 것밖에 없다”며 “이런 선택밖에 없어서 제가 독대를 신청한 것을 두고 ’까분다‘, '네 주제에 무슨 독대냐’ 이렇게 얘기한 것을 듣고 너무 상처받았는데 한 대표님이 역지사지 한번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까지 (한 대표와)만찬ㆍ조찬ㆍ오찬ㆍ차담 한 번도 안 해 봤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공격사주 의혹’ 당사자인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 대한 진상조사와 관련해 “해당행위의 가장 강한 당 벌칙이 출당”이라며 “스스로 탈당해버렸으니까 더 이상 그분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나경원 의원도 "이건 아니다. 내부적으로 징계하는 것도 조용히 해야 하는데, 한 대표가 계속 이 이야기를 하면서 이슈를 엄청나게 키워놨다"며 "우리 진영의 손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국정감사를 앞두고 민주당 대책을 세워야 할 여당 대표가 대통령실과 다투고 있다는 건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니다"라며 "대통령도 비판의 대상이 되는 세상인데 한순간 흘러가는 여당 대표가 자기를 비판한다고 감찰 지시를 한다는 건 좀생이나 할 짓"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전 행정관의 공격 사주 의혹은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시 한 대표를 공격하도록 사주했다는 내용으로 논란이 된 녹취에서 김 전 행정관이 "(한 후보를)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용산 배후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지난 4일 “대통령 부부는 김 전 행정관과 전혀 친분이 없으며, 이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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