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표현의 자유라는 이재명 발언 믿기지 않아”
유시민 “안 계신 분 애달파 말고 산 대표에게 잘해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비하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를 둘러싼 파문이 커지고 있지만 당에서는 '공천 취소' 논의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총선 상황실장인 김민석 의원은 18일 양문석 후보 논란과 관련해 "현재까지 공천 취소 여부는 논의된 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에서 "양 후보의 발언이 배경이 됐던 시기와 내용이 진보 진영 내에서도 이견과 비판들이 격하게 존재했던 FTA를 둘러싼 정책이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양 후보는 지난 2008년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 뉴스 매체 '미디어스'에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를 밀어붙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기고했다. 이재명 대표는 "표현의 자유"라며 두둔했지만,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과 친문계 인사들이 양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를 두고 '자칫 문명 충돌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 지적에는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양 후보를 향한 비판이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만큼은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노무현 대통령님을 살아생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서거 소식을 듣고 광화문 분향소로 달려갔다. 죄책감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화꽃 한 송이를 들고는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가슴 속으로 수없이 부르짖었다”며 “누군가 당신을 조롱할 때 왜 쳐다만 보고 있었을까, 언론과 정치인들이 당신을 멀리할 때 왜 손잡지 못했을까 가슴을 쳤다. 침묵으로 방관하기만 했던 내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만큼은 후회할 일을 하고 싶진 않다”며 “15년 전 가슴 속으로 다짐했던 대통령님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만큼은 지킬 것이다. 대통령님의 손을 두 번 놓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종민 새로운미래(세종시갑) 후보는 ‘표현의 자유"라며 '뭐가 문제냐’라는 취지로 양후보를 옹호한 데 대해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민주당 대표로서 역대급 막말이자 패륜 발언”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홍위병이 욕설 테러로 당내 인사들을 '입틀막’ 한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경호원의 ‘입틀막’과 이재명 개딸의 ‘입틀막’이 뭐가 다르냐”며 “‘말따행따(말 따로 행동 따로)’를 멈춰야 하며 선거를 위해 노무현 정신을 내세우면서 여기에 침묵하는 민주당 후보들은 노무현 정신을 이어갈 자격이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김종민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춘추관장과 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
반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공직자 자격유무를 가릴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양 후보를 감싸면서 "안 계신 노 대통령 애달파하지 말고, 살아있는 당 대표한테나 좀 잘하라"고 이재명 대표에 힘을 실었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김어준씨 유튜브에 출연해 '원조 친노로서 양문석 후보의 사퇴 요구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심지어 그는 “정치인 양문석을 싫어할 수 있으나 그걸 가지고 '너는 공직자 될 자격이 없어'라는 진입장벽으로 쓰는 건 노무현 대통령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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