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 명태균, 홍준표 이어 김종인과도 진실 공방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10-14 15: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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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은 주인, 나는 주방장... 김 미션 받고 오세훈 도와"
金 “처음 보는 사람한테 무슨... 명, 궁지에 몰린 것"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 당시 주도적 역할을 자처하는 명태균씨가 홍준표 대구시장에 이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도 진실공방을 벌이는 형국이어서 주목된다.


명씨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2021년 3월4일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끝난 다음 날인 5일 김영선 전 의원과 함께 김종인 위원장을 만났다"며 그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게 해 달라는 미션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명씨는 안철수 의원과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 ▲협상팀에 사업가 출신인 성일종 의원을 추천하고 ▲시간을 끌기 위한 밑밥으로 협상조건에 유선전화 20%, 무선전화 80% 제시 ▲후보 등록일인 3월19일 이후 단일화하면 '오세훈 승산'이라는 전략을 김 전 위원장에게 전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3월23일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성사됐고 자신이 오 후보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김영선 전 의원 소개로 명씨를 10분 정도 만났다"면서도 "처음 만난 사람에게 무슨 미션을 주느냐, 말도 안 되는 소리다"라고 일축했다.


성일종 의원도 "명씨의 명자도 들어본 적 없다. 유선 20%, 무선 80%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권고 사항"이라며 “명태균씨 발언에 신뢰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명씨는 14일 새벽 페이스북에 다시 "(2021년)3월5일 경희궁의 아침 XXX호(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서 만날 때 김영선도 있었다"며 김 전 위원장에게 물어보면 누구 말이 맞는지 알 것이라는 취지의 글로 재반박하는 등 물러서지 않았다.


명씨는 홍준표 대구시장과도 페이스북 설전을 벌였다.


홍 시장은 이날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명(태균)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기관)PNR에서 윤(석열) 후보측에 붙어 여론조작 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대세에 지장이 없다고 봤기 때문에)문제 삼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그 조작된 여론조사가 당원들 투표에 영향이 미칠 줄은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더 이상 선거 브로커 명 씨가 날뛰는 것은 정의에 반하는 짓"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자 명씨는 "PNR이 제 회사?"라며 "PNR 여론조사 기관 제가 팔아먹어도 되겠느냐"고 반박했다.


명씨는 이에 앞서 전날에도 홍 시장이 "선거 브로커 허풍 하나가 나라를 뒤흔드는 모습은 단호히 처단돼야 한다"며 명씨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1시간 만에 삭제한 페이스북 글에 "고육지책으로 나온 홍 시장님 메시지?"라며 "저, 홍시장님 사랑한다"고 응수했다.


한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이날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이번 기회에 '정치 브로커' 같은 사람들은 모두 정리하고 걷어내야 한다"는 뜻을 전하면서 당 지도부가 구체적인 '액션플랜' 논의를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불법 행위가 드러나더라도 벌금형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 관행적으로 이어진 만큼 이번 기회에 제도를 손봐 여론조사 조작 같은 일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당의 공천 및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 의존도가 과중하다는 지적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최고위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브로커나 기회주의자에 의해 보수정치와 국민의힘이 휘둘리는 것 같이 국민께 보인 면이 있었다"면서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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