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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 대표 지킴이 노릇을 하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조국 신당은 ‘방탄용 정당’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게 민주당의 딜레마다.
민주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연대에 선을 그으면서 신당 창당을 만류한 것은 그 불똥이 이재명 대표에게 튈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당장 제3지대의 개혁신당에서 14일 “조국 신당은 방탄 정당”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응천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전 장관이 어제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지 불과 5일만"이라면서 "신당은 조 전 장관 개인이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도구이자 개인의 사법처리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연계시키는 방탄 신당"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든든한 방탄조끼로 전락한 민주당에 이은 제2의 방탄정당"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부산을 찾아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은 이재명 대표의 선례를 따르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이것이 '벼랑끝 전술'이다. 국회의원이 돼서 자기도 방탄을 해보겠다는 것을 이재명한테 배운 것"이라며 "송영길은 감옥에 가 있고, 자기보다 훨씬 큰 죄를 저지른 이재명은 떵떵거리고 있는 것을 조국이 보고 뭘 판단했겠나. 조국이 송영길에 이어 감옥으로 갈 것인가, 이재명의 길을 갈 것인가를 보고 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실형을 선고받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당을 창당하는 조국 전 장관이나 온갖 범죄혐의로 재판 중인 상태에서도 대표직을 움켜쥐고 있는 이재명 대표는 사실 누가 더 심하냐, 덜 하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당을 ‘방탄용’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점에선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럽다.
조국 신당과 손을 잡자니 당장 범죄자들끼리 ‘방탄’을 위해 손을 잡느냐는 비판이 나올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단절하자니 신당 측에서 자기도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주제에 누가 누구를 단죄하느냐는 반발이 나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민주당이 조국 신당에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로 그런 연유다.
실제로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 창당 선언을 환영하며 "현실 정치 참여 선언의 결단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온갖 고초를 잘 견뎌왔다. 어떤 모양으로 같이 할지 모르겠으나 정권심판의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따로 또 같이"라고 밝혔다.
반면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 중인 박홍근 민주당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민주연합) 추진단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설령 (조국)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둔다"라며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조국 신당을 가까이할 수도, 그렇다고 내칠 수도 없는 민주당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아무리 그 관계를 부인하려 해도 조국 신당에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비료를 주며 키우는 것은 바로 민주당이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명백하지 않은가.
비례전문 ‘위성 정당’이 가능한 선거제도를 설계한 것이 민주당이고, 그 제도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 낸 것은 이재명 당 대표다.
앞에서는 반대하는 척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국 신당 창당을 응원하고,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이 환영하는 것을 보면 민주당과 조국 신당은 사실상 ‘한 몸’인 셈이다.
그러나 구자룡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지적하듯 총선은 범죄자들이 면죄부를 얻는 수단이 아니다. 국회의원 배지가 수갑을 푸는 도구로 쓰여서도 안 된다.
그걸 방지할 힘은 유권자들이 지니고 있다. 특정인만을 위한 ‘방탄 정당’에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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