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정성호, 한 목소리로 "이재명 권유 받았다" 李 주장 반박
유인태 "李, '배지 보장' 받으려 하겠지만 더 이상 얘기할 거 없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탈당한 이언주 전 의원 복당 문제를 놓고 친문계 반발로 내홍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 전 의원이 연일 이재명 대표 관련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갈수록 고립무원 처지로 내몰리는 모양새다.
반문을 외치며 민주당을 탈당했던 이 전 의원을 지금은 반윤의 여전사라고 받아들이는 게 외연 확장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지적에 당내 반응이 싸늘해지면서다.
이 전 의원은 1일 "민주당 복당을 당으로부터 제안받기 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지나친 인신공격으로 과거의 상처를 들추거나 하는 일은 나라를 바로 세우고 정권심판에 연합하자는 대의를 강조하며 제게 도움을 청한 (이재명) 당 대표나 당내 인사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이)대표 주변 복수의 의원들께서 제가 무당파 반윤의 상징적 정치인이니 일종의 반윤 연합전선을 형성하자, 도와달라, 민주당도 다양한 견해가 필요하다며 제 의사를 여러번 타진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특히 "정 그러면 (이재명) 대표께서 직접 말씀 주시면 들어보겠다고 하자, 며칠 후 (이재명) 대표께서 전화해 비슷한 취지로 말씀하시면서 제 입당을 권유했다"고 일련의 과정에 이재명 대표 의중이 실려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도 이 전 의원은 지난달 23일 총선 승리를 위한 외연 확대 차원에서 이재명 대표로부터 직접 복당을 권유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만 해도 이 대표 측은 "총선 승리를 위한 외연 확대 행보의 일환"이라며 "이 전 의원 복당이 이달 중 마무리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24일 복당·25일 이 대표 간담회'라는 구체적 일정표가 떠돌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 달 29일에도 “이 대표가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에 함께 힘을 합하자고 제안했다. 당과 여러 절차적 협의도 하고 있다”며 '절차적 협의가 지역구 출마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런 이야기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과거 친문 주류에 반발한 이 전 의원이 탈당 후 문재인 전 정부와 각을 세우거나 이재명 대표를 '연산군' 등에 비유했던 발언들이 재조명되면서 상황이 난감해졌다. 여기에 이 대표의 복당 권유가 있었다는 이 전 의원 주장에 민주당이 다른 주장을 들고 나오면서 더 궁팍해진 모양새다.
실제 홍익표 원내대표는 “현직 의원 중에 이언주 의원과 친분이 가까운 분을 통해서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 (이 전 의원이) 복당을 하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 대표가) 전화를 하신 것”이라고 이 전 의원 주장과 다른 상황을 전했다.
전날 MBC 라디오에 출연한 홍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제게 얘기하면서, ‘이 전 의원에게 어떤 것도 약속한 게 없다. 그냥 복당하겠다면 복당하겠다’, 이런 거였다”라고 이 대표 발언을 전하면서 “그래서 저도 복당 자체까지 막을 필요가 있겠느냐. 그러나 좀더 선당후사하는 모습은 필요하지 않겠냐고 말씀을 드렸고, 대표도 그렇다고 얘기한 게 전부”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의) 복당 자체를 반대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면서도 “특정 지역에 공천을 약속하거나 이런 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정성호 의원도 "제가 (이언주 전 의원에게) 민주당과 함께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제안했다"며 홍 원내대표 발언을 확인했다.
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에게는 복당을) 권유하려면 대표가 통화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을 드렸다”고 이 대표의 직접 개입설을 차단하면서 이 같이 설명했다.
민주당 원로인사인 유인태 전 의원도 " 민주당으로 광명에서 두 번 당선된 이 전 의원이 어느날 저쪽 (당시 자유한국당)에 가서 자기가 몸 담았던 민주당에 침을 뱉고 태극기 부대에 앞장 선 의원처럼 처신한 기록이 다 있다"며 "그래서 황교안 대표도 대접을 꽤 했었다"고 직격하면서 이 전 의원의 과거 행적을 되새겼다.
특히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오고 원래 자당에서 쓴 소리 하면 좀 뜨니까 방송에서 떴는데. 이준석 대표하고 같이 북콘서트 한다고 그래서 사람이 좀 돼 가나 보다 (했는데) 다시 이리(민주당)로 온다는 걸 보고 ‘에라이’... 속으로 딱 그 소리 밖에 안 나오더라"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특히 유 전 의원은 "어떻게 이리로 온다는 소리를 하냐"며 " 자기 정치철학, 항심이 항심이 있으면 (민주당) 올 생각을 말아야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언주 의원이 정성호 의원과 옛날에 친하게 지낸 정리가 있다"며 "여기서도 '배지' 보장을 받으려고 하겠지만 그 얘기 더 할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현재 상황으로선 사실상 복당은 끝난 이야기”라며 “그의 복당을 반기는 의원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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