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거리두기 조치 완화' 수위 고심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2-15 15:57:0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한번에 풀리면 의료붕괴 위험 가능성"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오미크론 확진자 폭증에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던 위중증·사망자 수가 최근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정부가 방역 완화의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주부터 방역 완화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오는 20일 종료되는 현행 거리두기의 조정 여부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314명으로 전날(306)명보다 8명 늘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1월29일(288명)부터 16일 동안 200명대를 유지했지만, 전날부터 300명대로 올라왔다.

또 최근 한달 가까이 20~30명대로 유지되던 사망자 수도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사망자는 61명으로 전날(21명)의 3배 수준으로 급증했고, 지난 1월19일(74명) 이후 21일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위중증 환자 수가 "금주부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중증 환자·사망자 증감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관련이 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은 기존 델타 변이의 2∼3배로 강하지만 중증화·치명률은 델타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다. 그러나 강한 전파력 탓에 확진자 수 자체가 많이 증가하자 위중증·사망자 수도 따라서 증가하기 시작했다.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방역상황을 면밀히 분석, 평가해 거리두기를 조정함으로써 경제,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위중증과 사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방역상황을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언제라도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총리는 지난 14일 KBS '긴급진단 : 오미크론 방역전환, 총리에게 묻다'에서 거리두기와 관련해 "이번 주 안으로 결론을 내려 한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숨통을 트면서도 오미크론 확산 과정에 기름을 붓는 꼴이 안되는 방안 사이에서 판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4일 같은 방송에서 "향후 2~3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며 "단계적으로 완만한 거리두기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청장은 "전면적으로 많은 방역조치가 한 번에 풀리면 유행 전파 속도가 빨라지면서 정점 규모도 커져서 결국 의료대응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또한 정 청장은 "현재 중환자 병상이 2500개까지 확보된 상황"이라며 "최대한 병상과 먹는 치료제 등을 활용해서 위중증·사망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고위험군 중증·사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14일부터 면역저하자에게, 오는 3월부터는 요양병원·시설에 4차접종을 시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사용하는 백신은 최초에 발생한 바이러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백신"이라며 "아무래도 변이가 일어날수록 감염을 막는 예방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백신 접종 목표가 중환자, 사망자 발생 감소로 바뀐 상태"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