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 이재용 원장 등 18명 실화 혐의 입건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11-25 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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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배터리팩 전원 차단 않고 작업하다 발생"
전선 절연도 안해···재하도급 등 불법사안 다수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정부 전산망 마비를 불러온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화재와 관련, 경찰이 이재용 원장을 포함해 국정자원 관계자와 공사업체 관계자 등 19명을 입건했다.

대전경찰청은 이 원장을 포함한 국정자원 관계자 4명, 시공업체 현장 소장과 작업자, 책임 감리, 현장 작업자 등 9명을 업무상 실화 혐의로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해당 공사를 낙찰받은 업체와 불법 하도급 형식으로 실제 공사를 진행한 업체 등 모두 5개 업체 대표와 이사, 팀장 등 10명을 전기공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중 재하도급을 받아 실제 공사를 진행한 A 업체 대표 1명은 업무상 실화 혐의도 받고 있다.

원장과 과장, 팀장 등 국정자원 관계자 4명은 전기공사 시 안전조치 이행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시공업체와 재하도급 업체 등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상 전원 차단, 절연 작업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전기공사업법상 하도급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으나 이번 작업에서는 불법 하도급이 만연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작업에 참여한 업체는 조달청에서 낙찰받은 두 곳이 아닌 다른 업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이 업체 또한 작업의 일부를 또 다른 2개 회사에 재하도급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국정자원 화재는 작업자들이 무정전·전원장치(UPS) 본체와 연결된 리튬이온 배터리 상당수의 전원을 차단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가 발생한 화재"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UPS 전원 차단 후 연결된 각각의 배터리 랙(1번∼8번) 상단 컨트롤 박스(BPU)의 전원을 모두 차단 후 작업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1번 랙 전원만 차단한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BPU에 부착된 전선을 분리해 절연작업을 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관련 공사를 진행한 이력이 있던 A 업체 대표가 슈퍼바이저 역할로 전원 차단에 대해 안내하긴 했으나, 정작 작업에 투입된 2개 하도급 업체 직원 2명은 다른 곳에 있어 설명을 듣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과수는 화재가 배터리 4번 랙 작업을 마치고 5번 랙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고, 발화 지점도 4번·5번 랙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화재 당시의 폐쇄회로(CC)TV 영상과 국과수 재연실험 결과를 비교 대조한 결과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에 의한 화재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 부주의로 인해 불이 났고, 조달청으로부터 배터리 분리·이전 작업을 낙찰받은 업체가 또 다른 업체에 공사를 맡기고 이 업체가 또 다른 업체에 공사를 맡기는 등 공사 전반에서 여러 불법사안이 확인됐다"며 "입건한 피의자들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넘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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