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늑대에 얽힌 ‘숨겨진 진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7-21 18: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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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않는 늑대 팔림 모왓 지음/ 돌베개 刊 늑대는 다른 생물종의 장기적인 안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인류에게 경쟁자도 위협도 되지 않으며, 대개의 경우 인간의 거주지나 농업시설 가까이에는 살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것이 늑대에 관한 ‘진실’이다.

종종 피에 굶주린 야수로 묘사되는 늑대가 실제로는 일생 동안 하나의 배우자와 짝짓기를 하고 헌신적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평화로운 존재이자, 필요 이상의 살생을 하지 않으면서 다른 생물과 조화롭게 공존하는 법을 아는 지혜로운 동물이라는 것.

늑대들의 가족생활과 가족계획을 살펴보자. 개체수가 증가하면 먹이 부족이 뒤따르기 때문에 늑대들은 생식 억제를 통해 일종의 ‘가족계획’을 단행한다고 한다.

먹이량에 따라 새끼 수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 일부 어른 늑대들은 사냥구역이 마련될 때까지 몇 년을 독신으로 지내야만 하는데 그 기간에 성적 욕구는 가족 집단의 공동체적 성격에 의해 충족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성적 박탈감은 느끼지 않는다.

짝을 잃은 늙은 늑대들이 여생을 독신으로 지내면서 여생 동안 다른 새끼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사례도 관찰할 수 있었다.

모왓은 늑대 무리가 사람을 수백 명씩 살상한다는 주장은 거짓이며 꼭 필요한 때만 순록을 사냥한다고 주장한다.

늑대는 순록 사냥을 하기 전에 여러 방식으로 순록들을 테스트한 후 질병에 걸렸거나 상처를 입는 등 약한 순록만을 사냥한다. 열등한 순록을 사냥함으로써 튼튼한 순록의 개체를 보전시켜 주는 유익한 측면도 엿볼 수 있다는 것.

모왓은 포상금을 위해 늑대를 죽이는 인간의 잔인함을 비판한다. 어느 사냥꾼은 118마리의 늑대를 잡아 포상금을 긁어 모았는데 그 중 107마리가 봄에 태어난 어린것들이었다.

저자는 대략 400년 전까지 북미에서 늑대는 인간 다음으로 가장 번성하고 널리 퍼진 포유류였으며 전 세계적으로 늑대와 수렵 인간이 반목 아닌 공생관계를 즐겼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럽과 아시아의 인간들이 스스로 수렵전통을 포기하고 농부나 목축업자가 되자, 인간은 이 고대의 공감을 잃어버리고 늑대의 고질적인 적이 되어버렸다는 설명.

238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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