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사람들과 익명의 고양이가 얽혀 살아가는 도쿄시의 나카노구 노가타. 이 동네에 큰 키와 단단한 근육, 차가운 눈동자를 가진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이 살고 있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예언한 아버지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서 탈출해야만 하는 소년은 열다섯살 생일날 자신에게 ‘카프카’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간 어머니와 누나를 뒤쫓아 낯선 곳을 향해 떠난다.
잡지에서 한번 본 적이 있을 뿐인 고무라 도서관을 찾아간 그는 어느날 밤 까닭모를 충격으로 의식을 잃은 후 어느 신사의 경내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깨어난다.
원고지 1600장 분량의 소설은 그리스 오이디푸스 신화와 일본의 고전 ‘겐지 모노가타리’의 생령 등의 메타포에 기대 환상적, 추리적 필치로 소년의 ‘통과의례‘ 과정을 그렸다. 제목에 쓰인 ‘해변’은 경계(境界)를, ‘카프카’는 ‘카(可)-후카(不可)’(옳으냐-그르냐)를 지시하는데, 이는 세상이 인간주체의 의지에 따라 ‘이쪽도-저쪽도’ 될 수 있음을 함축한다.
삶의 원형을 찾아 줄기차게 떠나고 방황하며 부조리와 맞서는 과정은 인생 그 자체를 환기시켜준다. 돈키호테(세르반테스), 성(카프카), 모비딕(멜빌)에서 보았듯 그것은 소설의 익히 낯익은 주제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작품은 낯설고 부조리한 세상과 불화하는 근대 소설적 문제적 주인공을 창출하고자 한 작가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그의 원작을 출간한 일본의 신초샤(新潮社)는 한시적으로 이 작품의 웹사이트를 개설, 작가와 세계 독자간 e-메일 문답을 주선했다. 1200여통의 메일이 왔고 단행본으로도 출간됐다.
하루키는 메일에서 “1년간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4∼5시간씩 작업했다”면서 “‘카라마조프의 형제’와 같은 대작, 이른바 ‘총합소설’을 의식하고 큰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하루키는 와세다 대학 문학부 영화과를 졸업했으며 1987년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으로 일약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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