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만난 ‘패션사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9-04 19: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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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도둑맞은 남자와 30개의 눈’展 패션사진이 단순히 옷을 소개하는 상업적 매체이던 시대는 지났다. 어느덧 패션사진은 현대 문화의 한 단면을 상징하는 것으로, 상업성과 예술이 결합한 독특한 하나의 예술장르로 떠올랐다.

더구나 패션사진은 고립된 예술가의 작품이 아닌 종합예술이라는 점에서 현대성을 갖는다. 유명 디자이너의 의상, 헤어 드레서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연출, 주문을 받아 팀을 이뤄 이미지를 제작하고 화보를 만들기까지 여러 예술가들의 작업이 결합된다.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오는 7일까지 열리는 ‘다리를 도둑맞은 남자와 30개의 눈’전에는 프랑스 패션사진작가 고초와 한국 패션사진가 30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고초의 ‘옷을 입은 사진’ 7점은 고초가 기획하고 자신이 모델이 되어 친구인 사진가 낸 골딘이 촬영한 사진에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이 사진에 맞게 제작한 의상을 직접 바느질해 입힌 독특한 작품들이다.

스포츠센터를 배경으로 보디 빌더인 고초의 우람한 상체를 찍은 사진에 장 콜로나, 안 드멜메스터, 오시마 베르솔라토, 조세 레비, 마틴 마지엘라, 더크 비켐베르크, 아녜스 B의 의상이 입혀진다.

‘옷을 입은 사진-장 콜로나’에는 남성적인 근육이 강조된 고초의 뒷모습과 바닥에 길게 자락을 드리운 여성적인 핑크빛 드레스, 검은색의 섬세한 앞가슴 장식의 바느질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있다.

고초가 조세 레비의 푸른색 망토를 두른 작품에서 고초는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있다. 남성성과 여성성이 혼합된, 그 두가지중 어느것인지 명확히 말할 수 없는 ‘정체불명’을 의미한다.

고초는 이 작품들이 한 미술관 큐레이터의 제안으로 홍보용이 아니라 순수한 작품들로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밝히고 “언제든지 상업용으로도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고초의 작품들과 함께 한국의 1960년대 패션사진을 비롯해 최근의 다양한 경향을 나타내는 국내 작가 30명의 작품이 선보인다.

김한용이 제작한 1960~80년대 화장품 포스터에 등장하는 김지미, 윤정희, 안인숙, 유지인의 모습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김중만, 조세현, 조선희, 김현성, 김동율 등이 출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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