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족 영웅’ 행각 파헤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9-06 13: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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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혁씨 ‘치우천왕기’ 치우(蚩尤). 중국 고대. 81명의 형제 모두 동(銅)으로 된 머리와 철로 된 이마를 갖고 있다. 머리위에는 긴뿔이 있으며 모질고 사납다.

800여만부가 팔린 대형 판타지 소설 ‘퇴마록’(총 19권)의 작가 이우혁(38)씨가 기원전 2700여년 전후 전설적 왕 치우의 영웅적 행각을 그린 판타지 ‘치우천왕기’(들녘 刊. 1, 2권)를 냈다. 올 가을까지 총 6권으로 완간한다는 복안.

치우는 중국 회수와 산동 사이의 땅 회대(淮垈)를 정복한 주신(珠申)족 신시(神市)의 왕. 지나족(중국)을 통일한 공손헌원(황제)과 중국 하북성 탁록에서 10여년간 70여차례 싸워 패했다. 유명한 탁록전투. 후대와 와서 전쟁신으로 받들여졌다.

작품은 기원전 2716년 태산회의로부터 2696년 마지막 탁록전투까지 20년간 주로 만주와 그 일대를 배경으로 했다. 신석기시대.

“‘초한지’의 주인공인 한고조 유방이 처음 풍패 땅에서 의병을 일으키면서 치우에게 제사를 지내는 장면과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에 치우의 이름과 함께 ‘우리는 주신의 후예이다’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이씨는 고대 사료에 등장하는 ‘구리 머리에 쇠 이마를 지녔다’ ‘바람을 일으키는 술법 때문에 황제가 고전하다 황제가 지남차를 발명해 이길 수 있었다’ 등 도합 200여 구절의 문구를 바탕으로 치우의 영웅담을 재구성키로 했다.

작품의 90% 이상이 이씨의 머리에서 나왔다. 이씨는 “치우천왕은 중국인의 시조이며 위대한 영웅이었던 황제와 한치의 물러남도 없이 맞섰다”며 “아울러 그는 주신의 한웅이었으며 동북아 모든 부족의 맹주였다. 그런데 우리들은 우리의 선조일 수도 있는 치우를 그냥 묘족(苗族)의 조상이라고 해도 관계없다는 듯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치우천왕을 우리의 선조로 적극 끌어들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오랑캐나 묘족이라고 홀대했던 치우를 황제, 염제와 더불어 삼조(三祖)라 일컬으며 송두리째 자신들의 조상으로 섬기려는 운동이 일고 있다.

이씨는 “이 소설에서 내가 바라는 점은 내가 재주가 모자라나마 우리가 이제까지 갖지 못한 우리의 ‘영웅신화’를 가져보자는 것”이라며 “‘이렇게 상상할 수도 있겠다’는 자세로 글을 쓴 것이지 ‘당시에 이러했다’면서 글을 쓴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4명의 퇴마사가 악귀를 격퇴한다는 이야기인 ‘퇴마록’을 1994년 PC통신 하이텔에 연재, 폭발적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4편 19권으로 완간돼 800여만부가 팔려나갔다.

1998년에 내놓았던 6권짜리 ‘왜란종결자’는 20만질이 나갔다.
각권 304~327쪽.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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