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그 이상의 ‘충격’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9-23 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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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반데키부스 무용단 26일 내한 벨기에가 자랑하는 안무가 빔 반데케이부스(WimVandekeybus)가 이끄는 울티마 베스(Ultima Vez) 무용단이 26~28일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공연작은 ‘블러쉬’(Blush). 2002년 작품이다.

무용가인 동시에 사진작가이자 비디오·영화 아티스트이며 배우인 그는 절묘한 영상활용을 통해 무대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고, 넘치는 에너지와 새로운 춤사위로 신체의 표현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춤과 영상과 음악, 그리고 텍스트가 한데 어우러진 그의 작품들은 댄스 시어터(dance theater)의 영역도 이미 넘어서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보여줄 ‘블러쉬’ 역시 격렬한 춤과 영상, 록음악과 시적인 텍스트가 조합된 작품이다.

특히 인간의 동물성마저도 거침없이 보여주는 당혹스런 장면들, 신체의 한계를 넘어설만큼 격렬한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한국 관객들에게는 흔치않은 관람체험이 될 듯하다.

“나는 여전히 모든 것을 파괴하기를 원하고, 어떤 것에 대해서도 확신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의 개인적인 삶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반복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세우고, 이를 통해 나 자신을 놀라게 하기를 원한다”--안무가 자신의 이같은 말은 그의 작품 성향을 쉽사리 파악하게 만들어준다.

‘블러쉬’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르페우스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이 지닌 대립적, 모순적 감정들을 해부한 작품이다. 역동적인 육체가 뿜어내는 에너지와 관능미, 데이비드 에드워즈의 음악, 페터 베어헬스트의 시적인 텍스트가 한데 어울려 새로운 형태와 새로운 감각의 종합무대를 연출한다.

무용수들은 2시간여 내내 환각상태에 빠진 듯 춤을 추며,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격렬한 움직임도 거침없이 뿌리고 다닌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에 도달해 있는 듯 그들은 보인다.

“누구라도 반데케이부스의 작품을 만나면 폭력과 시, 그리고 충동과 유연성을 동시에 경험하며, 시각적인 충격 뿐 아니라 육체적인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는 벨기에 일간지 라 리브르 벨지끄(La Libre Belgique)의 평이나 “아름답고 기괴하지만 명료하고 독특한 무용언어, 지적이면서도 직관적인 움직임의 패턴, 반복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은 장면들,

그리고 정말 대단한 무용수들”이라는 요헨 크뢸스(Jochen Kroells)의 언급은 이 무용단에 대한 숱한 찬사들 가운데서도 유난히 적확해보인다.

1963년 벨기에 출생인 빔 반데케이부스는, 20세 때부터 ‘현대판 다빈치’로까지 칭송받는 종합예술가 얀 파브르(Jan Fabre) 밑에서 활동하면서 공연계에 발을 내딛는다. 심리학과 사진을 전공한 그는 이전까지 무용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지만, 공연가로서의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짧은 기간 공연예술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2년간의 작업 후에 그는 1985년 12명의 젊은 예술가로 구성된 작업공동체 울티마 베스를 창단, 자신의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선보이기 시작한다. 1987년 처음 발표한 작품이 그에게 곧장 국제적 안무가의 지위를 안겨준 ‘육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What the Body Does Not Remember).

공연시간 26일(금) 오후 8시, 27~28일(토~일) 오후 4시. 입장권 R석 6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사랑티켓 참가작) 24일에는 LG아트센터 리허설룸에서 빔 반데케이부스의 워크숍이 있으며 매공연 시작 2시간 전에는 그의 다른 작품 비디오도 로비에서 상영된다.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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