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측한 요괴로부터 황실을 지켜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0-01 17: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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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 8세기 말부터 12세기 말에 이르는 일본의 헤이안(平安) 시대에는 궁중에 음양사(陰陽師)라는 관직을 두었다. 이들은 달력을 만들고 천문을 관측하는 것뿐 아니라 황실과 나라의 길흉화복을 점치고 나아가서는 요괴를 퇴치하는 주술사 역할까지 떠맡았다.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이 아베노 세이메이(安倍晴明). 인간과 여우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탁월한 능력을 지녀 헤이안 시대 천황가를 수호하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그의 이야기는 여러 고문서에도 전해지고 있고 일본의 전통극인 분라쿠와 가부키 속에서도 영웅으로 등장한다.

그를 현대의 영웅으로 되살려낸 것은 판타지 소설과 만화. 88년 선을 보이기 시작한 유메마쿠라 바쿠의 소설 시리즈 `음양사’는 10년 넘게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왔으며 이를 각색한 만화, TV드라마, 연극 등도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일본 영화계가 대중문화계의 `음양사’ 열풍을 놓칠 리 없다. 도호쿠신샤(東北新社), TBS, 덴쓰(電通), 가도카와쇼텐(角川書店), 도호(東寶) 등 굴지의 영상미디어 기업들이 공동으로 제작에 나서 `비밀’의 다키타 요지로 감독에게 메가폰을 맡기고 일본의 전통연극 교겡(狂言)계의 스타 노무라 만사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2001년 가을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10월 2일 2년만에 지각 개봉된다. 일본의 화제작이 현해탄을 건너서도 흥행 열기를 이어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국내에도 젊은이 사이에 동명만화 열풍이 일고 있어 개봉을 기다리는 팬들이 적지 않다.

헤이안 시대의 궁궐 수비를 맡고 있는 우근위부중장 미나모토 히로마사(이토 히데아키)는 궁중 뜰 소나무에 박이 열리는 변고가 일어나자 최고의 음양사로 꼽히는 세이메이를 찾아간다. 그의 집에서 신비로운 도술을 목격한 히로마사는 세이메이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고, 세이메이도 히로마사의 강직한 성품에 끌려 둘은 의기투합한다.

신비스런 매력에 빠져들 사람이 많을지, 황당함에 실소를 터뜨리는 사람이 많을지 자못 궁금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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