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모던 사극’만나 보실래요?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0-09 1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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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세련된 2003년판 ‘뽕’?, 혹은 ‘생활의 발견’의 사극버전?”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세련된 화면과 음악에 사실적이면서도 날카롭게 현실적인 대사들이 인상적인 영화. 18세기 말 발간됐으며 이후 ‘발몽’, ‘위험한 관계’ 등으로 수차례 영화화한 바 있는 프랑스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옮겼다.

‘정사’, ‘순애보’ 등의 이재용 감독은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배경의 색과 인물들의 심리를 조화시키는 데 특출난 재능을 보여 준다. 특히 배우들의 세심한 표정을 하나하나 잡아내며 감정 변화를 이끌어가는 연출력은 당대의 어떤 감독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는 듯하다.

여기에 ‘사극은 따분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은 유쾌한 웃음을 이끌어내는 재치있는 대사들.

“없던 길 낸 것도 아닌데, 뭐 그리 아팠겠소”, “당신이 날 사랑한 순간, 내 사랑이 변하더이다”, “아니, 이것이 왜 이리도 커졌답니까” 등 성과 사랑에 대한 대사들은 줄거리에 자연스럽게 묻어있으면서도 감탄을 터뜨리게 할 만큼 사실적이다.

배용준은 첫 영화에서 기대 이상의 연기로 무난한 스크린 신고식을 마쳤고, 이미숙, 전도연 등도 이름에 걸맞은 연기로 영화를 이끌어 간다.

여기에 이병우 음악감독의 클래식 음악도 배우들의 연기에 어울리며 영화에 세련된 옷을 입힌다.

조씨부인(이미숙)은 겉으로는 세도가의 정숙한 부인인 듯하지만 뒤에서는 뭇남성들을 유혹하는 요부. 관직을 마다한 채 시나 그림을 즐기며 뭇 여인을 탐닉하는 조원(배용준)에게는 사촌 누님이면서 첫사랑의 대상이다.

이 조선 최고의 바람둥이 조원이 노리는 다음 상대는 결혼도 하기 전에 과부 신세가 되어 버린 숙부인(전도연). 나라에서 열녀문까지 하사받은 소문난 ‘정절녀’다.

어느날 조씨부인은 조원에게 숙부인에 대한 유혹이 성공을 거두면 자신의 몸을 허락하겠다고 제안하고 둘은 ‘위험한 게임’을 시작하게 되는데….
18세 관람가. 상영시간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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