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사투리와 경상도 사투리의 정면 대결에 충청도와 평안도 사투리까지 가세하고 사투리에서 생겨난 오해가 전쟁의 승패와 사직의 운명을 가른다.
“우리의 전략적인 거시기는 머시기 할 때까지 갑옷을 거시기한다는 것이다.”, “들었제? 거시기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할 때까진 총공격은 절대 몬한다카이.”
17일 개봉하는 퓨전 역사 코미디 `황산벌’(제작 씨네월드)은 제목 그대로 계백이 이끄는 백제의 5000 결사대와 김유신 대장군을 앞세운 신라의 5만 대군이 황산벌에서 벌인 결전을 그리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300여년 전에도 삼국의 주요 인물들이 지금의 지역 사투리(당시 백제의 중심은 전라도가 아닌 충청도여서 사이버공간에서 한바탕 논쟁이 일기도 했다)를 썼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포복절도할, 그러나 가슴 찡한 드라마가 시작된다.
영화의 첫 장면은 7세기 초 당나라에서 열린 4자회담. 고구려 군사정권의 정통성 시비와 연개소문의 반발로 회담은 결렬되고 당 태종은 고구려와 백제가 신라의 조공 길을 막는다는 이유로 `악의 축’으로 선포해 한반도에 전운이 감돈다.
서기 660년. 신라 무열왕은 딸과 사위를 죽게 한 백제 의자왕에게 원수를 갚기 위해 당나라의 힘을 빌린다. 당 고종의 명을 받은 소정방은 서해 덕물도에서 김유신을 만나 7월 10일까지 사비성(부여) 앞에 군량을 조달할 것을 요구한다. 마지막 결전의 날, 김유신은 어린 화랑을 희생양으로 삼아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진흙을 이용해 백제군의 갑옷을 무력화시킨다.
코믹 연기의 달인인 박중훈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일관하고 마지막에 비장미를 한껏 강조한 것도 불만이라면 불만일 수 있겠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을 패러디하면서도 등장인물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은 것은 이준익 감독의 현명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전쟁의 명분과 충성의 가치를 한순간에 허물어뜨리는 촌철살인의 장면들도 성공적이다.
영화를 다 보고나면 입가에 웃음기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도 전쟁이 얼마나 잔인하고 충성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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