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영화제에서는 영화제가 열리는 리도 섬 전체가 이 영화에 대한 얘기로 떠들썩할 정도의 인기로 현지 언론으로부터 별 5개 만점에 평균 4개 이상의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폐막작으로 상영된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도 예매시작 5분여만에 매진되는 등 환호를 이끌어냈다.
나비’, ‘소나티네’, ‘키즈리턴’ 등으로 폭력의 아름다움을 강렬하게 표현했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자신의 10번째 작품인 이 영화에서 그리고자 하는 것은 ‘사랑’.
영화는 교차되며 보이는 세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강렬하지만 아름다운 색채와 무표정하지만 섬뜩할 만큼의 잔인함으로 리듬감있게 그려낸다.
사실적이기보다 지극히 ‘영화적’으로 그려지는 이 영화가 가장 강렬했던 사랑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것은 사랑얘기마저 과잉된 강렬함으로 그려내는 감독의 연출력 덕이 크다.
영화는 도입부에 잠깐 보이는 일본의 전통 인형극 ‘분라쿠’(文樂)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때문에 대사보다는 극단적으로 단순한 배경과 강렬한 이미지 그리고 인물들의 움직임으로 전체 줄거리를 이끌어 나간다.
마쓰모토(니시지마 히데토시)는 오랜 연인 사와코(칸노 미호)를 버리고 부모가 정해준 부잣집 딸과 정혼한다.
자신의 결혼식 날 사와코의 자살 기도 소식을 들은 마쓰모토는 식장을 뛰쳐나와 후유증으로 정신이 이상해진 사와코를 찾아간다. 두 사람은 빨간 끈으로 서로 연결된 채 목적지 없는 길을 따라 걸인들처럼 정처없이 걷는다.
이들의 여정에서는 각각 다른 사랑을 가진 두 커플이 있다. 노년의 야쿠자 보스 히로(미하시 다쓰야)는 젊은 시절 사랑하던 여자와 공원에서 도시락을 나눠먹던 추억을 가슴에 담고 있다.
30년 전 그는 자신이 여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며 헤어질 것을 선언했고 여자는 돌아서는 남자에게 언제까지나 기다릴 것이라고 소리쳤다. 이제 성공은 했지만 병들고 쓸쓸한 노인이 된 그는 다시 공원을 찾아 가고 그곳에서 여전히 도시락을 싸들고 자신을 기다리는 그녀를 발견한다.
교통사고로 얼굴을 다친 아이돌 스타 하루나(후카다 교코). 변한 자신의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기 싫어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수많은 열성팬 중 한 명이던 누쿠이(쓰토무 다케시게)가 찾아온다.
만남을 거절하고 누쿠이를 돌려보내는 하루나. 누쿠이는 자신의 눈을 찌른 후 하루나에게로 향한다.
영화는 정처없이 걷는 마쓰모토와 사와코 커플을 중심으로 다른 연인들의 이야기를 번갈아 들려준다.
이와 함께 펼쳐지는 일본의 사계와 기모노의 조합, 그리고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전작들 못지 않은 강렬한 경험.
과잉된 잔인함이나 조악한 상징으로 실컷 펼쳐낼 뿐이라는 감독에 대한 기존의 비난은 이번 영화에서도 예외없이 적용될 듯. 하지만 이러한 표현의 강렬함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꽂힌다는 사실은 그의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한 선물이 될 것 같다.
아쉽게도 서울 종로의 코아아트홀과 논현동의 뤼미에르 극장 두 곳에서만 상영된다.
상영시간 113분. 관람 등급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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