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요정’을 보면 죽음의 저주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0-23 17: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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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저주 어린 아이가 젖니를 갈 때 우리나라에서는 윗니가 빠지면 지붕에 던지고, 아랫니가 빠지면 도랑에 던지는 풍습이 있다.

미국의 구전설화에서는 `이빨요정’이 등장한다. 빠진 이를 잘 때 베개 밑에 넣어두면 금화(혹은 다른 선물)를 대신 놓고 가져간다는 것이다.

`어둠의 저주(Darkness Falls)’는 이빨요정 설화를 모티브로 삼은 영화. 원래 이빨요정은 젖니를 빼기 전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착한 존재이지만 그 불안을 역이용해 공포의 대상으로 둔갑시켰다.

`어둠의 저주’는 이빨요정이 악령으로 변하게 된 사연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150년 전 미국의 외딴 마을 다크니스 폴스에서는 젖니를 가져오면 금화로 바꿔주는 마틸다 딕슨이란 여인이 있어 이빨요정이라고 불렸는데, 집에 불이 나는 바람에 온몸에 화상을 입고 그 뒤로는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채 깊은 밤에만 돌아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두 아이가 실종되자 마을 사람들은 마틸다를 의심해 교수대에 세웠으나 사라져버렸던 아이들은 이튿날 무사히 돌아온다. 악령으로 변한 마틸다는 마을 사람들에게 앙심을 품고 자신의 얼굴을 보는 사람들에게 죽음의 저주를 내리게 됐다.

주인공 카일(체니 클레이)은 어린 시절 젖니가 빠지던 날 이빨요정에게 가족을 잃고 다크니스 폴스를 떠난다. 그로부터 12년 뒤 옛 여자친구 케이틀린(엠마 카필드)에게서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를 받는다. 남동생 마이클(리 코미)이 공포에 시달려 밤에 한 시간 이상 잠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카일은 이빨요정이 찾아왔음을 눈치채고 다크니스 폴스에 돌아와 마을 사람들에게 위험을 일깨운다.

27살의 신예 조너선 리브스먼 감독은 지난해 1월 데뷔작인 이 영화로 `시카고’와 `반지의 제왕2’를 누르고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에이리언3’의 시나리오작가 존 파사노, `미믹’의 촬영감독 댄 로스첸, `쥬라기공원’ 시리즈의 특수효과를 맡았던 스탠 윈스턴 등의 도움을 얻기는 했지만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을 내세웠다는 감안하면 할리우드가 깜짝 놀랐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요정이니 악령이니 하는 개념이 우리에게 친숙하지는 않지만 주인공 일행과 이빨요정의 숨막히는 추격전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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