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지 단편에 담은 ‘이란 여성의 삶’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1-12 17: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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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자가 된 날 ‘내가 여자가 된 날’은 부인이자 어머니인 마르지예 매쉬키니 감독의 데뷔작. 남편 모흐센 마흐말바프가 각본과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아들 메이삼 마흐말바프가 편집으로 참여했다.

영화는 여러 연령대의 이란 여성들이 사회로부터 받는 억압을 그리 많지 않은 대사와 풍부한 여백, 그리고 상징을 통해 보여준다.
감독이 상징을 통해 보여주려 하는 것은 그리 복잡하지 않고 명확한 편. 하지만 단순한 비유는 영화속 침묵의 시간 만큼이나 긴 여운을 주며 가슴에 남는다.

영화는 세 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다.

첫번째 에피소드에는 이제 곧 만 9살이 되는 소녀가 나온다. 아홉 번째 생일을 맞은 소녀 하버는 어머니와 할머니로부터 차도르를 선물 받는다. 오늘은 하버가 처음으로 여자가 되는 날.

하지만 생일을 맞은 하버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이제 여자가 된 ‘그녀’는 더이상 남자 친구와 어울려서는 안된다. 떼를 쓰는 하버에게 할머니는 땅에 나뭇가지를 꽂으며 그림자가 없어지는 정오까지 자유시간을 준다.

두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자전거 경주에 참가하는 젊은 여자 아후. 아후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여자들만 참가할 수 있는 자전거 경주에 참가한다. 다른 여자들과 함께 해안도로를 달리는 그녀의 뒤를 말을 탄 남편과 아버지 오빠가 쫓아 온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후러는 노년의 미망인. 오늘은 그녀에게 평생 꿈꾸던 쇼핑을 하게되는 날. 무엇을 살까 잊지 않도록 손가락에 각각 다른 색깔의 매듭을 묶어 놓은 그녀는 냉장고며 침대며, 욕조, 오븐 등을 하나씩 사들이며 매듭을 풀어나간다.
임병화 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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