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악수, 그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예사로운 악수가 아니었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는, 죽음의 적지(敵地)에서 나누는 뜨거운 전우애 바로 그것이었다.
“자네를 미행하는 자가 있어. 자네도 눈치를 챘나?”
악수가 채 끝나기도 전에, 오진구는 자리에 모로 엉덩이를 붙이며 헐떡거리는 목소리로 윤기자에게 살짝 귀뜸을 했다.
“아, 그렇습니까? 저는 눈치를 채지 못했어요. 딴 데 정신이 팔렸었고, 또한 든든한 형님만 믿고 신경을 쓰지 않았더랬습니다. 사실은 긴가 민가 했는데, 형님께서 확인을 해 주셨으니 다행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럼 잠깐 계세요. 전화 좀 해보고 올테니까요”
윤기자는 벌떡 일어나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전화기 앞으로 다가서기 바쁘게 수화기를 들고 다이얼을 돌렸다.
“아, 여보세요!” 젊은 여인의 목소리다. “선박회사지요? 여기 신문사인데 상무님 좀 바꿔주세요!” “네, 잠깐만요!”
윤기자는 수화기를 귀에 댄 채 얌전히 서있었다.
“네, 전화 바꿨습니다”
귀에 익은 목소리가 윤기자의 고막을 튕겼다.
“좀 전에 선박회사에 들렀다 나온 B일보 윤기자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제가 다녀 나온 직후, 저를 찾는 전화 있었지 않았나 싶어서 여쭤보려구...”
윤기자는 군침을 꿀꺽 삼키고 귀에다 신경을 모았다. 어떤 답이 나올 것인가? 궁금증은 온 몸을 오들오들 떨게 만들었다.
“지금 어디 계십니까? 윤기자님 금방 전화 왔더랬어요. B일보라면서...”
선박회사 상무는 추호도 망설임 없이 솔직하게 얘기해 주고 있음을 윤기자는 낌새챌 수 있었다.
“아, 저희 신문사에서요? 편집국에서 걸었었나 보군요. 취재관계에 대해 물어보던 가요?”
“취재관계라는 말은 안했고, 무슨 일로 다녀갔느냐고 묻길래 윤기자 금방 다녀갔으니까 본인에게 물어보라고 그랬더니, 딸가닥 전화를 끊어버리던데요!” “아,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기자는 자리로 되돌아왔다.
“저도 확인을 했습니다. 미행자가 바싹 달라붙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겁도 없이 설치고 있는 그 자리를 덫을 놓아 때려잡아야겠어요. 형님께서, 이전 제가 작성한 블랙 리스트인 셈입니다. 한번 검토해봐 주시지요. 당장 리스트에 오른 자부터 추적을 해볼까 했었습니다만. 일단 다음으로 미루고 우선 등뒤로 달라붙는 장애물부터 제거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전화기 쪽으로 걸어갈 때의 모습과는 딴판으로, 온몸을 와들와들 떨며 뭔가를 때려부술 것 같은 격앙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윤기자의 샌님같은 얼굴이 순식간에 공격적인 투사형 얼굴로, 둔갑술 부리듯 돌변한 데 대해 오부장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긴박감을 느껴야 할 정도로, 아니 위기감마저 느껴야 할 정도로 상황이 급변하고 있음을 오부장은 실감할 수 있었다. 음, 미처 거기까지 모르고 있었는데, 윤기자는 사나이다운 구석을 지닌 친구였구나! 하고, 생각하자 오부장은 도와줘도 되겠다는 확신을 가져도 좋을 것 같았다.
“그게 좋겠어. 이 블랙리스트는 잘 보관해두게! 짬이 났을 때 검토해볼테니까. 우선 자네 말대로 걸리적거리는 장애물부터 없애버리는 게 급선무일 것 같네. 미행자를 붙잡게 되면 사건 전모를 파악할 수 있을터이구. 당장 실천으로 옮기도록 하지!”
윤기자가 제시한 의견에 선뜻 공감이 되어 오부장은 격려의 뜻을 곁들여서 전폭적으로 찬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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