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 가득 ‘가을’이 주렁주렁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1-20 18: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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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오치균씨 갤러리 아트링크서 두 전시 연달아 가져 붓대신 손가락으로 물감을 쌓아올리는 임파스토 기법을 통해 두터운 마티에르와 가라앉은 색조로 풍경을 그려온 서양화가 오치균(47)씨가 두 전시를 연달아 갖는다.

오씨는 서울 관훈동 갤러리 아트링크에서 열리는 ‘감 그림전’(19일∼25일)과 ‘파스텔 산타페ㆍ사북 전’(26일∼12월6일)에서 독특한 화풍을 보여주고 있다.

‘감 그림전’에는 1998년부터 그려온 시골 풍경 중 ‘감’이 들어간 아크릴화 30여점이 출품된다.
어린시절 농촌에서 자란 오씨는 감에 얽힌 추억들을 갖고 있다.

이른 새벽 떨어진 감을 줍는 것부터 하교후 대나무로 감을 따면서 힘들었던 일, 금방 떨어진 홍시의 꿀맛, 새벽 첫차를 타고 감을 시장에 내다 팔던 어머니의 기억까지 다양하다.

강원도 깊은 산골, 청명한 가을 하늘을 이고 선 앙상한 감나무에 수백개의 감이 달려있는 풍경, 곶감이 매달린 시골집 툇마루, 단풍 든 감나무 등 시골의 가을 모습이 정답다.

오씨는 몇년전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에 거주한 적이 있다.

황량한 사막으로 둘러싸인 산타페는 작가의 기억 속에는 “동동 떠가는 조각구름, 황토색 단색조의 풍경속에서 빛나는 오색의 꽃들, 아름다운 카페, 아름다운 미소를 띤 사람들, 밤이 찾아오면 하늘은 온통 별천지가 되고 깊고도 깊은 고요”속에 빠지는 도시이다.

미국에서 귀국한 오씨는 우연히 사북마을을 방문하여 “강한 충격”을 받고 200여점의 그림을 그렸다. 폐광촌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높은 지대에 자리잡은 지역 특성도 그렇고 사북에서 보는 꽃, 하늘, 구름, 페인트 색도 산타페의 그것들처럼 맑고 눈부셨다고 한다.

‘파스텔 산타페ㆍ사북 전’은 산타페와 사북 이 두 곳을 그린 파스텔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손의 감각을 통해 “끊임없이 문지르고 밀어넣는 작업”으로 파스텔 안료가 종이에 두껍게 안착되어 밀도감 있는 화면으로 표현되는데 부드럽고 미묘한 색조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사북에서 보았던 민들레, 처마보다 큰 키의 해바라기, 시골집 안방 같은 정경과 산타페의 변화무쌍한 하늘, 표정이 다른 창문들, 인디언 교회 등이 눈길을 끈다.
문의 02-738-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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