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남성에 비해 미적지근한 성적 충동을 갖고 있고 상대적으로 일부일처제에 더 목말라 있으며, 행동하기보다는 그냥 있는 것을 선호하고 성취와 명성에 비교적 관심이 없는 존재인가.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진화론을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 여성들이 예로부터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수렵과 채집, 전쟁 등에 능동적으로 참여했다는 주장을 펴는 ‘피메일리스트(femaleist)’들의 여성관에 따르면 정반대의 답이 나온다.
피메일리스트인 나탈리 앤지어는 ‘여자, 그 내밀한 지리학’(문예출판사 刊. 이한음 옮김)에서 여성의 ‘몸’을 해부, 여성이 남성보다 더욱 공격적이며 성적으로도 문란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주장을 펼쳤다.
생물학적으로 성(性)을 결정짓는 XㆍY 성염색체를 보자. 여성 염색체로 대표되는 X 염색체는 Y 염색체에 비해 6배가 클뿐 아니라 단지 20~30여 개의 유전자가 있을 뿐인 Y염색체의 200배에 달하는 3500∼6000개의 유전자를 담고있다. 저자는 “X염색체가 유전자의 모태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여성이 성적 쾌락에 수동적이라는 일반적 인식도 여성의 몸을 고려하지 않은 이데올로기 공세일 뿐, 여성의 클리토리스는 남성의 성기보다 두배나 많은 신경 섬유로 이뤄져 있다. 그 기능은 순전히 성적 쾌락을 돕는 것.
특히 여성의 생식기인 ‘질’이 더럽다는 관념에 일침을 놓는다. “오히려 질은 몸에서 가장 깨끗한 곳이며 여성의 생식기에서 나는 냄새는 더러움 때문이 아니라 자궁과 질의 건강을 지켜주는 미생물들이 서식하기 때문”이라는 것.
저자는 터무니없이 신성시되거나 혹은 평가절하돼왔던 자궁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도 깨고자했다.
아기에게 젖을 주는 기관으로 유방이 생겨났다는 진화생물학적 입장에도 저자는 반기를 들고 있다. 유방은 출산능력이나 건강의 척도와는 하등 무관하며 미적 장식에 불과하다는 것. 성적인 표지였던 가슴의 기능이 점차 변했다고 보는 게 옳다는 입장이다.
이 연장선에서 저자는 ‘모유수유’의 권장에도 남성중심주의의 음험한 기운이 도사리고 있다고 본다. 일례로 젖을 먹이면 아동 알레르기와 천식의 위험이 줄어든다고 말하지만 최근 모유수유가 늘고 있음에도 만성 호흡기질환에 걸린 아동의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모유를 먹이면 엄마와 아기의 정서적 유대가 커진다고 말하지만 그런 유대감은 정량화하기 불가능하다. 오히려 육아에 당당하고 전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아버지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뿐.
이밖에 저자는 난소, 호르몬, 모유, 월경과 폐경, 짝짓기 등 다양한 여성 몸의 기능을 철저한 진화론의 관점에서 재구성한다.
그럼으로써 남성중심의 사회생물학에 도전하는 것인데, 저자 주장의 요체는 생명체의 영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번식의 주된 담당자는 암컷이며 수컷은 유전적 안정성과 다양성을 돕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인식이다.
문예출판사 594쪽. 2만2000원.
임병화 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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