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머리 괴한은 주먹을 불끈 쥐고 입술을 부르르 떨며 으름장을 놓았다. 간밤에 뜬 눈으로 꼬박 밤을 지새운 특공대원들은 꿈을 꾸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라고, 맘속으로 꿈타령을 되뇌이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잠을 잤더라면 꿈을 꾸었을 것이고, 꿈을 꾸었다면 죽는 꿈을 꾸었을 터이며 죽는 꿈을 꾸었다면, 미쳤다고 이종상의 턱수염 뽑는 만행을 저질렀겠는가? 이제와서 후회해보았자 엎질러진 물인 것을…남을 원망해 보아도 이로울건 하나도 없다. 좌절과 참패와 죽음이 있을 뿐인즉 허망하기 이를 데가 없다.
“자, 너희들!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는 너희들 잘 들엇! 지금 5일시장 장터로 달려가서 군중들에게 전해라. 여기 면사무소 정문앞으로 군중들을 모이도록! 만약 제멋대로 흩어지거나 도망가면 너희들이 책임지는 거다. 어차피 죽을놈들이니까 뼈대도 추릴 수 없도록 그야말로 참혹하게 뒈진다는 얘기다. 자, 한사람만 뛰어갓! 5분안으로 집합하는 거다!”
특공대원 하나가 쏜살같이 뛰쳐나갔다. 그는 헐떡거리며 김순익 앞으로 다가갔다.
“빨리 군중들을 면사무소 정문앞으로 이동시켜야 되겠어요. 이종상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서, 그자를 끌고 올 수가 없다구요. 군중들이 면사무소를 덮치고, 이종상을 밟아죽이든지 때려잡든지 하는 것을 군중들에게 맡길 수 밖에 없단말요”
새파랗게 질린 특공대원의 얼굴을 대하는 순간, 김순익은 이종상 주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낌새챌 수 있었다. 예상을 못한 바는 아니었지만, 이종상 그자가 호락호락 굽히지 않고 궁한 쥐가 고양이를 무는격으로 반항을 하고 있다니, 싫어도 군중앞에 내세울 수밖에 없구나! 하고 생각하자, 욱하고 치밀었던 분노가 봄눈 녹듯 사그라지는 느낌이었다.
“좋다, 그쪽으로 옮기자구나!”
특공대원에게 대꾸하고 나서, “자, 여러분! 이제부터 장소를 옮기고 행동개시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면사무소를 때려부수고 이종상을 꿇어앉혀 항복을 받아야겠어요. 여러분 힘을 내세요!”
김순익은 하늘을 날 듯 의기충청 해가 지고, 적진으로 쳐들어가는 용맹스런 장수처럼 거쿨진 목소리로 외쳤다. 이윽고, 군증들이 성난 파도모양 장터를 빠져나왔다.
그때였다. 문제의 특공대원이 김순익의 어깨를 툭 쳤다. 김순익이 움찔 놀라며 엉거주춤 멈춰섰다.
“대장님 잠시 자리를 피하는게 좋겠습니다. 우리 동료 5명이 죽었다구요”
언뜻 농담같이 들렸지만, 김순익은 귀를 의심하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리고 굳어진 얼굴로 특공대원의 얼굴을 뚫어지게 훑어보았다. 새파랗게 질린 꼴, 지금까지 보아온 그런 얼굴이 아니지 않은가?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애들이 죽다니…? 이종상이 흉기를 휘들렀다는 얘긴가?”
“복병이 있어요. 우리 군중들이 몰려가도 당해낼 수 없는 엄청난 복병들이…”
6명의 특공대원들이 반항한번 못해본채, 추풍낙엽이 되었어도 갈비뼈만 부러졌을 뿐 죽지는 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죽은 것처럼 네활개를 뻗고 있을 뿐이었다. 내막을 모르는 문제의 특공대원은 김순익에게 죽었다고 보고를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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