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쾌락·부·욕망… 깨달음은 멀지않은 곳에있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1-17 17: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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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삼사라 액션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블록버스터 등의 영화와 비교해 볼 때‘삼사라’는 한마디로 정적인 영화라 할 수 있다. 정적이지만 그 어떤 이야기보다 강렬하다고 말하는 건 모순일까?

주인공 타쉬(숀 쿠)는 3년의 불교 수행을 마치고 득도를 기대하지만 성욕을 드러내는 자신의 모습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잠시 머리를 식히러 마을 축제에 내려간 타쉬. 그는 농부의 딸 페마(종려시)를 보고 한 눈에 반한다.

이로인해 타쉬는 자신이 직접 알아보지도 못한 것을 무조건 포기하라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산사를 뒤로 하고 속세를 향해 떠난다. 수도승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농부를 택한 타쉬는 페마를 찾아가고 둘은 결혼하게 된다.

작은 시골 마을에 정착해 페마와 아이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살아가는 타쉬의 이야기가 영화의 큰 줄기다. 단순해 보이는 내용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네 삶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다.

인간은 쾌락과 안정, 부와 욕망, 질투와 용서, 번민의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임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준다. 그 소용돌이 안에서 타쉬는 속세에서의 자신과 수도승으로서의 자아로 인한 혼란을 겪는다. 결국 다시 승복을 꺼내어 입고 길을 떠나는 타쉬는 과연 어떤 운명을 택할 것인가? 감독은 격하게 흔들리는 타쉬의 눈빛을 마지막 장면으로 보여주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삼사라는 제6회 부산 국제영화제 상영 시 마련됐던 ‘관객과의 대화’가 5시간 동안 진행됐을 정도로 영화의 반응이 뜨거웠던 작품이다. 정답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는 삶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리라.

또한 영화는 막연히 지구상 어디엔가 존재하는 곳이 아닐까 싶은 공간과 시간이 불분명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인도의 라닥이라는 고산 지대에서 촬영된 ‘삼사라’는 그 낯설음과 광활함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제목이기도 한 ‘삼사라’는 ‘생과 사의 순환’, ‘세상’이라는 뜻이다.

/객원기자=염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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