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전통세계의 ‘길라잡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2-30 19: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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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展 문화일보갤러리서 15일까지 ‘폴란드 최고의 현역 그림책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가 우리나라에서 세번째 그림책을 출간한 데 맞춰 오는 1월 15일까지 서울 충정로 문화일보갤러리에서 그림전시회를 갖는다. 주한 폴란드대사관이 주최하는 한·폴 수교 15주년 기념전인 이 전시에는 이번에 국내 출간된 ‘파란 막대·파란 상자’(사계절)의 콜라주 원화를 비롯해 7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폴란드 중세도시 토룬에서 태어나 코페르니쿠스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한 뒤 1984년부터 회화, 일러스트레이션, 무대 디자인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해왔다.

여러 일 중에서도 그림책 만드는 일이 가장 좋다는 그는 2000년 ‘아저씨와 고양이’로 ‘프로볼로냐상’을, 2003년에는 ‘파블로코프스타-야스노젬스카 시화집’으로 바르샤바 국제책예술제 ‘책예술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는 논장출판사를 통해 올해 3월 ‘생각’과 ‘발가락’을 연달아 출간했으며 내년 초에는 ‘글자 그림책, 생각하는 ㄱㄴㄷ’을 펴낼 계획이다.

“그림책은 세상과 소통하는 중요한 표현 수단”이라고 말하는 흐미엘레프스카는 상징과 비유, 미술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서 나오는 풍부한 인용 등을 바탕으로 독특한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구현한다.

그는 자연스럽게 바랜 색, 낡은 인형이나 건축물, 손뜨개 레이스, 고가구와 고지도 등 오래된 물건을 통해 전통에 대한 애정을 그려낸다.

흐미엘레프스카 책을 도맡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이지원 한국외국어대 폴란드어과 교수는 “그의 작품은 오래된 미술사 서랍 속에서 꺼낸 이야기 같다”고 비유했다.

이 교수는 이어 “그러면서도 쉽고 빠른 의미 전달로 유명한 폴란드 포스터 작가들과 90년대 초반 단순하고 명쾌한 그래픽으로 현대 어린이 일러스트레이션의 토대를 구축했던 러시아 및 동유럽 작가들을 떠올리게 하는 기발한 유머와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평했다.

폴란드는 원래 그래픽, 포스터,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역사와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는 나라. 그러나 1990년대 시장경제체제가 도입되면서 미국산 저가 삽화에 밀려 정통 삽화 작가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 흐미엘레프스카처럼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끊임없이 새 것을 창조하며 작가 정신을 잃지 않는 작가들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문화일보갤러리는 이지원 교수의 소개로 2년전 주한 폴란드대사관과 ‘폴란드 포스터전’을 연 인연이 이어져 이번 전시까지 맡게 됐다.

문의 (02-3701-5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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