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과 초코파이를 좋아하는 초원은 20살 청년이 돼서도 지능은 여전히 5살 수준에 머물러 있어 밥 먹다 말고 방귀를 뀌어대고, 동생에겐 깍듯이 존댓말을 쓰고, 음악만 나오면 아무데서나 막춤을 선보이기 일쑤다.
하지만 달리기 실력만큼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 초원의 모습을 보고 엄마 경숙(김미숙)은 자신의 목표를 ‘초원의 마라톤 서브쓰리(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것)달성’으로 정하고 아들의 훈련에만 매달린다.
전직 마라톤 우승자 정욱(이기영)에게 초원이를 부탁하면서 본격적으로 훈련에 돌입하는 이들. 그러나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초원이가 과연 그 고된 마라톤을 견뎌낼 수 있는지 좋아하긴 하는지 확신 할수 없는 경숙과 정욱은 괴로워한다.
그 때 자신의 일기장에 ‘내일의 할 일, 말아톤’이라고 써 놓은 초원은 자신의 의지로 세상에 한 발 다가서게 되는데...
영화 ‘말아톤’을 장애를 극복하고 인간 승리를 이룬 한 청년의 성공 드라마쯤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은 장애라는 요소를 다룬 여느 영화보다 빛나고 감동적이다.
그 일등공신은 바로 초원 역을 맡은 조승우의 연기라는 것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듯하다. 어린 나이에 데뷔작(임권택 ‘춘향뎐’)으로 해외 영화제 카펫을 밟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를 보며 혹시나 반짝 피었다 지는 스타로 전락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그는 브라운관보다는 스크린과 뮤지컬 무대를 넘나들며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현명하고도 기특한 길을 택했고 이제 윤초원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 모습을 대중 앞에 드러냈다.
또한 영화 속 이야기는 단순히 마라톤을 완주함으로써 얻어지는 성취감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알아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타인과 소통하는 데 장애를 가진 자폐아 초원은 마라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풀잎, 햇살, 바람을 느끼고 남이었던 정욱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 줄 아는 사람으로 조금씩 변화해간다.
이러한 이야기를 정윤철 감독은 위트와 휴머니즘을 적절하게 안배해 관객들을 영화와 함께 호흡하게 만든다. 세련되고 깔끔하게 영화를 풀어나가는 반면, 어느 정도 공식을 따르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마지막 초원이가 짓는 함박 웃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감동을 선사해 줬으니, 앞으로 기꺼이 42.195km를 달려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
/객원 기자=염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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