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 순수 작품 통해 한국 조각의 미래 조망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2-21 19: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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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展’ 덕수궁미술관서 24일 개최 국립현대미술관이 오는 24일부터 5월15일까지 덕수궁 미술관에서 ‘한국현대조각의 선구자 김종영’전을 개최한다.

21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한국현대조각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종영은 우리나라에 현대조각을 도입하고 정착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작가다.
특히 그는 ‘자연’의 질서에 대한 오랜 사색과 통찰을 통해 서구적인 조형감각을 동양의 정신으로 승화시킨 한국 현대조각의 중추적인 인물로 꼽히며, 해방 후에 설립된 대학 미술교육의 선도자이자 국전 조각부의 설립과 운영에 기여한 인물로써 많은 후학들의 본보기가 돼 왔다. 이러한 김종영은 한국 현대조각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에 비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것은 작가가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는 내적인 성찰을 통해 작품활동에만 전념해왔기 때문. 이번 전시는 김종영의 작품 세계 전모를 살펴봄으로써 그를 통해 한국 조각의 형성과정과 발전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초창기인 1930~40년대 인물상들과 1950년대의 철조각 등 추상작품들이다. 지난 1930~40년대 상황은 사실주의적인 인물상들이 주로 제작되며 점토, 석고, 나무, 청동 등의 표현을 익히던 시기였다.
김종영이 제작한 1936년 ‘소녀상’(석고)은 사실주의적 기법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오늘날 국내에 현존하는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입상들은 통나무의 형태에서 크게 변형되지 않은 정적인 형상으로 점차 작품들이 단순화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지난 1950년대는 국내에서 추상조각이 제작되던 시기로 이 때 가장 큰 영향은 철이라는 재료의 유입을 들 수 있다.
철은 선이나 면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훨씬 추상작업이 용이했다. 그동안에 돌이나 청동, 나무가 볼륨감있는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면 철조는 이미 만들어진 형태를 자유롭게 덧붙이거나 떼어낼 수 있어 작가의 즉흥적인 의도의 반영이 가능했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는 작품으로 김종영의 첫 철조작품 ‘전설’(1958)이 있다. 이것은 50년대 후반 한국에서 추상운동으로 나타났던 앵포르멜 경향의 작품으로 문의 형상을 띠고 있으며 몇 개의 선에 의해 표현주의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후 제작되는 철조각은 형태의 상징성을 배제한 추상조각들이 제작되기 시작한다.
두번째는 지난 1960년대부터 1980년대초까지의 작품들이다.
앞의 1950년대의 작품들과의 차이점은 대상이 없는 추상작품이라는 것과 작품에 제작번호가 붙는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변화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대상에 대한 관심보다는 면이나 볼륨 등의 조형원리와 재질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제작된 작품들은 크게 유기적인 형태들과 기하학적인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두 가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특정의 재료에 구애받지 않고 그때 그때의 감동과 이미지에 따라 폭넓은 세계를 펼쳐나가고자’ 했던 작가의 작업관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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