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일본 순회 공연이 먼저 예정돼 있었는데 한국 쪽과 연락이 되면서 한국에 먼저 들르기로 결정하게 됐다. 이번 공연은 BSO의 지난 10여년간의 발전상을 한국에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말러와 브루크너 작품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이유는.
말러와 브루크너는 그 어떤 음악가보다도 위대한 거장으로 음악사 뿐 아니라 인류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말러의 작품 세계는 음악의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이라는 감정이나 와인, 자연현상이 복잡하고 모호한 여러가지 방향을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음악은 복잡성, 모호성을 통해 인간에게 많은 가능성을 선사한다.
말러의 음악에는 이 같은 성향이 더 극단적으로 나타나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다가 악마가 느껴지는 듯한 선율이 나오는 등 상충되는 요소가 서로 부딪치고 갈등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말러는 자신의 작품 성향으로 고민을 하기도 했는데 한번은 프로이트를 찾아가 자신이 왜 아름다운 것만이 아니라 추한 음악까지 작곡하는지 그 정신적 배경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그러자 프로이트는 “위대한 작곡가여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지금 모습 그대로 바뀌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흔히, 심지어 전문 연주가나 음악가들로부터도, 말러나 브루크너의 음악이 난해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내 생각에도 말러 음악을 이해하는 데는 특별한 감수성이 필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하이든이나 슈만, 베토벤, 브람스, 그리고 현대음악에 와서도 스트라빈스키 같은 작곡가들의 작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들으면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말러 음악은 누구에게나 다가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말러 스스로 “내 음악은 미래를 위한 것이며 50년 정도 지나야 이해될 것""이라고 예언했듯 그의 6번 교향곡은 작곡된 지 50년 후 제대로 연주되기 시작했고 말러 사후 50여년이 흐르자 ‘말러 르네상스(부흥기)'가 도래했다.
그만큼 그의 음악은 복합적이고 규모가 크며 미래의 불확실성, 현대사회의 물질주의·소비주의, 2차대전이나 9.11 테러와 같은 재앙들에 대한 예견까지도 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요즘 젊은이들이 말러에 열광하는 배경이라고 본다.
이런 그의 음악은 그가 슬라브 계통의 유태인이었기 때문에 겪었을 종교·문화·사회적 압박과 갈등에 기반하고 있는 면도 있다.
▲BSO의 색깔은 어떠한가.
전형적인 동독 색채를 띠고 있는데 이것이 처음엔 좀 단일적이고 어둡게 느껴졌다. 독일 분단 이후 BSO 단원의 3분의 2정도가 서베를린에 남으면서 거의 같은 학교 교수와 제자들로 급하게 인력충원이 됨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 같았다.
그래서 외국인 연주가 대거 영입, 전격 세대 교체를 통해 톡톡 튀는 밝은 면과 기교를 보강하고 정확성과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BSO는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상주단체로 활동하며 매 시즌 100여차례 연주회를 열어 고전 낭만주의 명작들부터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동독적 색채'라는 것은 사실 전통적인 독일 음색이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분단 후 동독이 정치·문화적으로 고립된 덕분에 옛부터 지켜온 순 독일 음색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올 수 있었다. 당시 BSO에 비슷한 계통의 연주자들이 단일적으로 채용됐던 것이 어떤 면에선 지금까지 이 같은 전통을 지켜오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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