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고비는 조선 중종 때 승정원 승지를 지낸 이문건이 부모의 무덤과 비석의 훼손을 경계하는 한글을 새겨서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비다. 이는 훈민정음 반포 후 90여년이 지난 뒤에 세워진 것으로 당시의 한글 어법(語法)을 보여주는 자료이며, 글자체는 훈민정음 반포 직후의 판본체의 기본을 따랐으면서도 이후 필사체로 변화되는 초기단계를 보여준다.
앞면에는 ‘권지승문원부정자이공휘윤탁(權知承文院副正字李公諱允濯) 안인신씨적고령(安人申氏籍高靈) 합장지묘(合葬之墓)’라 새겨 합장묘임을 밝혔고, 뒷면말미에 ‘가정십오년병신오월립(嘉靖十五年丙申五月立)’이라 해 중종 31년(1536)에 건립했음을 알 수 있다.
비의 오른쪽 측면에는 먼저 ‘不忍碣(불인갈)’이라 새기고 그 아래 ‘爲父母立此 誰無父母 何忍毁之 石不忍犯則 墓不忍凌 明矣 萬世之下 可知免夫’라 새기어 ‘차마 훼손하지 못하는 갈(碣)’이니 길이 무덤과 비석이 훼손되지 않도록 힘쓰라는 경계의 말이 새겨져 있다.
왼쪽 측면에는 먼저 ‘靈碑(영비)’라 새기고 그 아래 한글을 새겨 ‘신령스러운 비이다. 건드리는 사람은 재화(災禍)를 입을 것이다. 이를 글 모르는 사람에게 알리노라’라는 뜻으로 잡인의 훼손을 경계하였다. 이 경계의 말처럼 근래까지는 잘 보존돼 왔으나 1999년 도로 확장공사로 인해 원래 자리에서 15m 뒤로 이전된 바 있다.
시는 한글고비의 건립 시기가 1535년 11월인 점을 감안해 11월 ‘이달의 서울시 문화재’로 선정했으며, 앞으로 한달 동안 한글고비에 대한 사진자료 등을 현장에 전시하는 한편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는 학생들에게 전문가 해설도 병행할 계획이므로 희망하는 시민은 누구나 현장에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한글고비’는 서울시 노원구 하계동 산 12의2에 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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